예산안 협의 지연되면 수정안 마련..법인세율 인상 野 주장 거절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성기호 기자] 정부와 새누리당이 이달 26일까지 한중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예산안 처리 법정기한을 지키기 위해 내년도 예산안 협의가 차질을 빚을 경우 당정이 별도의 수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당정은 또 야당이 요구한 법인세율 인상과 누리과정 예산의 국고지원은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당정은 17일 긴급협의를 통해 이 같이 결정하고 이날 오후 늦게 열리는 여야 3+3(원내대표, 원내수석부대표, 정책위의장) 회동에서 압박카드로 활용할 방침이다.
김용남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회동 직후 브리핑에서 "이달 26일 국회에서 비준돼야 연말까지 1차 관세혜택이 주어지고 내년부터 추가적인 관세 혜택을 볼 수 있다"면서 "내일부터라도 여야정 협의체를 본격 가동할 계획이며, 야당과 합의가 안되면 당정만이라도 협의체를 꾸릴 생각"이라고 밝혔다.
당정은 이날 경제활성화법안 처리와 관련해서도 야당에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현재 각 상임위에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산업지원법, 의료법 등이 계류중인데, 야당의 수정 요구를 거절했다.
우선 3년 이상 국회에 있는 서비스발전기본법안은 여당이 주장한대로 보건의료 분야의 공공성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포함해 처리키로 했으며 야당이 반대하는 원격진료도 의료법 개정안에 넣는다는 기존 방침을 고수했다. 관광진흥법 개정안도 대한항공에 대한 특혜우려가 해소된 만큼 적극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당정은 특히 야당의 단골 전략인 예산안과 법안 연계 처리 전략도 최후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여당 내부에서는 김정훈 정책위의장이 언급한데 이어 김무성 대표가 힘을 실으면서 '당 차원에서 공식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된 바 있다.
김 원내대변인은 "(예산ㆍ법안 연계가)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지만 그런 복안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실적으로 다음달 2일 예산안이 통과되면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시급한 민생법안 처리는 사실상 어려워지거나 불가능해질 것"이라며 이해를 구했다.
당정이 긴급협의를 통해 야당에 강수를 두기로 한 것은 올 연말을 넘길 경우 총선 등 정치적 여건으로 그동안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법안을 처리하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전날 "12월 임시국회 개회도 현재로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한데 이어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도 "정기국회가 3주 밖에 남지 않아 마음이 급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선거구 획정 지연, 도심 집회에 공권력 남용 논란 등으로 여론이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자 이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당정의 강경모드는 야당이 요구한 누리과정 예산의 국고지원, 법인세 인상 요구를 거부하기로 한 것에서도 확인된다.
야당은 정부가 누리과정 예산을 지원하는 게 공약사항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여당은 지방자치단체 고유업무라는 점을 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법인세 역시 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세율 인상을 추진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 원내대변인은 다만 누리과정 예산과 관련해 "여야 3+3협의를 통해 대안을 만들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당정은 파견근로자법과 기간제근로자법 개정안이 핵심 쟁점인 노동개혁 법안 처리에 대해 노사정위 합의를 존중하되 정기국회 기간 내에는 매듭짓기로 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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