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자사주 매입이 지배구조 이슈로 연결되기에는 미약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25일 메리츠종금증권은 이번 정 부회장의 현대차 지분매입을 지배구조 승계의 신호탄으로 확대 해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가장 유력한 지배구조 방향성은 현대모비스 중심의 지분구조 재편"이라며 "모비스 → 현대차 → 기아차 → 모비스로 이뤄지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현 순환 출자구조에서 가장 현실적인 지배구조 개편의 방향성은 기아차가 보유한 모비스 지분 청산 및 대주주의 모비스 지분확보를 통한 모비스 중심의 지분구도 수직화"라고 짚었다.
김 연구원은 "모비스 기업가치는 낮을수록, 정의선의 현금은 높을수록 유리하지만 지난 23일 모비스는 오히려 주가 부양의 근거로 작용하고 있는 자사주 매입 결정을 공시했고, 정의선은 기존 보유 현금 중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5000억원을 현대차 지분 매입을 위해 소비한 상황"이라며 "이는 지배구조 승계 작업이 단시일에 큰 변화가 발생한다기보다는 오히려 장기적 관점에서 진행 중인 사안임을 의미한다"고 판단했다.
모비스의 유상증자와 정의선의 현대차 지분 현물출자 방안도 단기실현 가능성 낮다고 봤다. 그는 "지배구조 변화가 이뤄진다고 가정한다면 정의선은 현대차 지분을 현물출자하고 이를 모비스 유상증자 물량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그런 계획이었다면 정의선은 현대중공업의 현대차 지분 1.4%가 아닌 전량을 받아왔을 것이고, 모비스의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부양 결정을 유보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김 연구원은 "이번 지분거래는 재무건전성 개선이 필요한 현대중공업그룹의 현금확보 노력의 일환"이라며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대주주간 대량매매를 통해 대규모 지분이전에 따른 주가 혼란을 방지한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특수관계인 지분매입에 따른 현대차의 배당과 밸류에이션 매력은 추가적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전날 정 부회장은 현대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차 지분 2.0%(440만주) 중 1.4% (316만주)를 장 마감 후 시간외 거래로 당일 종가인 15만8000원, 총 5000억원에 매입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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