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거래시 예치금 의무화…위안화 급등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인민은행이 위안·달러 선물 거래를 제한하는 내용의 자본통제 조치를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위안화의 급속한 약세와 자본유출을 막겠다는 의도다.
다음달 15일부터 중국 시중 은행들은 위안화를 팔고 달러화를 사들이는 선물 계약시 거래 대금의 20%를 '위험준비금' 명목으로 인민은행에 예치해야 한다. 예치 기간은 1년이며 이자는 없다. 조치가 시행되면 매월 53억달러 정도가 인민은행에 예치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위안화를 사고 달러화를 파는 거래에서는 이번 조치가 적용되지 않는다. 인민은행은 이밖에 수입업체들이나 일반 고객들에게 달러 매수시 더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도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민은행의 이같은 움직임은 3주 전 단행한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역외 시장에서 위
안화 가치의 하방 압력이 거세지고 있고 경기부진에 따라 자본유출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경기를 살리기 위해 위안화를 절하했지만 위안화 약세 베팅이 지나치게 많다 보니 환율 급등을 막을 필요가 있다는 인민은행의 고심이 읽히는 대목이다.
시장에서는 환율 안정을 위해 인민은행이 꾸준히 외환 개입을 단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4조달러에 근접했던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올해 들어서 3410억달러 줄어들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의 환시 개입과 자본유출이 중국 경제의 최대 위협이라고 언급했다. JP모건은 지난해 3분기~올 2분기 중국을 떠난 해외자금 규모가 340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정했다.
인민은행의 발표 이후 1일 역외 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전날보다 0.23% 오른 달러당 6.3642위안을 기록했다. 지난 4월 28일 이후 달러·위안 환율이 가장 많이 떨어진 것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인민은행의 자본 통제 강화가 그동안 시장 친화적인 환율 제도를 만들겠다고 밝혀 온 중국 정부의 약속과 다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영증권사 화창(華創)증권의 종정셩(鍾正生) 경제 리서치 책임자는 "위안 약세 베팅을 줄이고 자본 통제를 점차 강화하겠다는 정부의 속내를 보여준 것"면서 "다만 이는 시장 친화적인 개혁에서 한걸음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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