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중국에서 '짝퉁 골드만삭스'가 등장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같은 중국어·영어 이름을 쓰는 회사가 중국 선전에서 영업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회사의 정확한 영문명은 골드만삭스 파이낸셜 리싱(Goldman Sachs Financial Leasing Co.)이다.
블룸버그는 이 회사에 전화를 걸어서 물어본 결과 미국 골드만삭스와는 관련이 없으며 골드만삭스란 이름을 선택한 것은 우연이었다는 해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선전시에 제출된 회사 관련 서류에 따르면 이 짝퉁 골드만삭스는 지난 2013년 5월 등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골드만삭스의 한자와 같은 가오셩(高盛)을 사용하고 있으며 영어 이름의 폰트 역시 미국 골드만삭스와 같다.
골드만삭스 홍콩지사의 코니 링 대변인은 "두 회사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현재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짝퉁 골드만삭스의 존재는 미국 건설 노조인 국제기술자조합(IUOE)이 중국 정부에 이 회사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것이 공개되면서 드러났다. IUOE는 짝퉁 골드만삭스가 마카오 카지노 범죄 조직원들과 연계된 홍콩 금 거래상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골드만삭스를 사칭한 돈 세탁 중개업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가짜 골드만삭스의 홈페이지는 26일부터 접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IUOE가 보낸 서한에는 회사의 홈페이지를 캡쳐한 사진이 들어있다.
블룸버그는 과거 사례를 비춰볼 때 미국 골드만삭스가 소송 등을 통해 중국 짝퉁업체의 문을 닫게 할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했다.
미 프로농구 MBA의 전설 마이클 조던은 자신의 이름을 무단 도용한 중국 업체 '차오단(喬丹)'을 상표권 침해 혐의로 고소했지만 패소했다.
홍콩 로펌 핀센트 마슨스의 폴 하스웰 파트너는 "해외에서 유명한 브랜드의 이름을 딴 짝퉁회사가 중국에서 등장한 사례가 몇차례 있었다"면서 "하지만 중국법원을 설득해 상표 취소 결정을 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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