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북한이 직접적인 포탄 도발을 펼친 것은 이달초 지뢰 도발에 따른 우리 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에 위협을 느낀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2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대북심리전은 본질에 있어서 우리를 겨냥한 노골적인 침략 전쟁행위"라고 규정했다.
이날 통신은 "우리 인민이 스스로 선택하고 우리 군대가 목숨으로 지켜가는 우리 사상과 제도를 허물고 우리 정권과 삶의 모든 영역을 찬탈하기 위한 악랄한 정치군사적 도발"이라고 보도하며 이같이 강변했다. 또 북한은 전날 있었던 포탄 도발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이를 조작극이라고 하면서 우리 측의 대응 사격을 오히려 군사도발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통신은 "남조선 괴뢰군 깡패들은 20일 오후 또다시 있지도 않은 '북포탄발사' 사건을 조작해내고 그것을 구실로 신성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토를 향해 수십 발의 포탄을 난사하는 무모한 군사적 망동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의 면전에서 무모하게 벌어지는 이러한 정치군사적 도발은 지금 나라의 정세를 위기일발의 폭발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한반도 긴장 격화의 책임을 우리 측에 전가했다.
이에 앞서 북한은 20일 포탄 도발 직후 우리 측에 '군사적 행동을 개시하겠다'와 '현 사태 수습 의사가 있다'는 2개의 엇갈린 전통문을 보내 전형적인 이중전략을 펼치기도 했다. 이는 북한의 전형적인 화전양면 전략으로 우선 상반된 내용의 주장을 펼치고 우리의 대응을 지켜본 뒤 그 결과에 따라 구실로 삼으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상황 악화를 전망하며 평화적 사태 수습을 당부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도 "대화와 압박이라는 북한의 이중전략"이라고 진단하면서도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대화로 풀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의 도발이 포탄 한 발로 끝나면 다행이겠지만 현재의 '강 대 강' 대결구도를 보면 앞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10월10일 노동당 창건기념일을 앞두고 북한이 장거리로켓을 발사하면 한반도 상황이 더욱 불안정해질 것이 명약관화하다"며 "'예방외교'는 실종되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사후 대응만 있는 현재의 국정운영은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