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북한은 21일 방송과 통신 등 여러 매체를 통해 포탄 도발 사실을 전면 부인하며 우리측이 군사도발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통신은 "남조선 괴뢰군 깡패들은 20일 오후 또다시 있지도 않는 '북포탄발사' 사건을 조작해내고 그것을 구실로 신성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토를 향하여 수십발의 포탄을 난사하는 무모한 군사적 망동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의 면전에서 무모하게 벌어지는 이러한 정치군사적 도발은 지금 나라의 정세를 위기일발의 폭발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한반도 긴장 격화의 책임을 우리측에 전가했다.
이에 앞서 북한은 20일 서부전전에서의 포탄 도발 직후 우리측에 2개의 엇갈린 해석이 가능한 전통문을 보냈다. 북한인민군 총참모부는 군 통신선을 통해 보내온 전통문에서 '48시간내 대북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을 개시하겠다'고 협박했다. 또 북한은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 앞으로 보내온 김양건 노동당 비서 명의의 서한에서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선전포고라고 주장하면서도 "현 사태를 수습하고 관계 개선의 출로를 열기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북한의 전형적인 화전양면 전략으로 풀이된다. 즉, 우선 상반된 내용의 주장을 펼치고 우리의 대응을 지켜본 후 그 결과에 따라 구실을 삼으려는 것이다.
통일부는 이에 대해 "북한의 이번 서한 전달은 우리에 대한 포격 도발과 함께 이루어진 것으로 최근 북한의 지뢰 도발에 의한 상황 악화라는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향후 상황 악화를 전망하며 평화적 사태 수습을 당부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대화와 압박이라는 북한의 이중전략"이라고 진단하면서도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대화로 풀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의 도발이 포탄 한 발로 끝나면 다행이겠지만 현재의 '강 대 강' 대결구도를 보면 앞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10월10일 노동당 차건기념일을 앞두고 북한이 장거리로켓을 발사하면 한반도 상황이 더욱 불안정해질 것이 명약관화하다"며 "'예방외교'는 실종되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사후 대응만 있는 현재의 국정운영은 개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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