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로 인한 실적 악화와 부정적인 대내외 환경 탓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대형 항공사들의 신용등급이 잇달아 하향 조정되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의 영향으로 올 2분기 실적이 악화된 데다 대내외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은 탓이다.
19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7일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낮췄다. 하루 뒤인 18일에는 나이스신평이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 전망을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기평도 조만간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재평가할 방침이다.
국내 항공운송업계는 중국인 여행객 증가와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올 2분기 메르스 확산 등으로 업황이 다시 위축됐다.
최근에는 중국·유럽 등지의 경기침체 및 그에 따른 각국의 환율 인상 정책과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이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항공운송업의 특성상 정치·경제·사회 등 다양한 외부 변수에 따라 실적변동성 커진다.
외부 변수 외에 업계 내에서도 양대 항공사가 지배해오던 시장이 급성장하는 저비용항공사 및 외국계 항공사들의 잠식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 항공사들은 초대형 항공기를 지속적으로 도입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탑승률 하락 및 수익성 저하 리스크가 대두되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올해부터 내후년까지 중대형 기종을 중심으로 총 60대의 항공기를 도입하는 한편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총 100여대의 소형 항공기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차입금 증가 등 재무지표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오승호 나이스신평 전문위원은 "한진인터네셔널·왕산레저개발·한진해운 등에 대한 지원을 제공했거나 제공할 예정으로 S-오일 지분 매각,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등 긍정적인 요소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인 재무안정성 저하가 예상돼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산업 지분 매각 결과에 따라 과거 대우건설·대한통운 인수 및 매각 때와 같은 계열 리스크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대한항공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국·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저비용항공사와 경쟁 강도가 더 세다는 것도 약점이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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