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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롱런시대, 보험재발견] ① '수리비 괴물' 수입차…"범퍼 긁혔는데 2억 내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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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제차 급증에 지급보험금ㆍ고액 대물배상 가입대수 늘어나
산출기준 없어 과도한 보험금 지급…가이드라인 신설 시급


[인생롱런시대, 보험재발견] ① '수리비 괴물' 수입차…"범퍼 긁혔는데 2억 내놔라" 외제차 지급보험금 추이 및 평균수리비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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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보험은 우산이다. 불의의 사고로부터 소비자들을 보호해준다. 100세 시대의 안전판이기도 하다. 보험 산업이 지속 성장해야 할 이유다. 하지만 보험의 순기능을 가로막는 제도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이에 본지는 총 4회에 걸쳐 보험 제도의 현황과 문제점, 개선점을 알아본다.


#1. 아파트 단지에서 주차를 하던 A씨는 운전 미숙으로 옆에 세워둔 고급 외제자동차의 뒷범퍼를 살짝 받았다. 놀란 마음에 황급히 내려 자세히 살펴보니 뒷범퍼 커버 부분이 미세하게 긁힌 정도였다. 자국만 보일 정도라 그 부분만 도색을 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안도를 했다. 그러나 외제차 운전자는 도색이 아닌 부품 교체를 요구했다. 긁힌 부분을 칠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35만원이지만 부품 교체 비용은 110만원이 든다. A씨는 자신이 생각한 것 보다 3배나 더 많은 수리비가 들게 돼 부담이 더 커졌다.

#2. 이탈리아 슈퍼카를 소유한 B씨는 앞 범퍼 에어로파츠(에어뎀)에 긁힘 자국이 생긴 것을 발견했다. 그는 가해차량 보험회사에 총 1억9831만원(예상수리비 1억3500만원, 렌트비 6331만원)을 보상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보험사는 수리비로 보험금 300만원만 인정하면서 보상을 거부했고 B씨는 민원을 제기했다. 법원은 추가 소요금액으로 1800만원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B씨가 요구한 수리ㆍ렌트비와 법원이 판결한 금액은 무려 1억7731만원이나 차액이 난다.


최근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벤틀리가 페라리를 들이받는 사고가 나면서 외제차 수리비 공포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남편의 외도를 의심한 아내가 남편의 차량을 홧김에 추돌한 것인데 고의사고일 경우 보험처리가 안돼 3억3000만원에 달하는 차량수리비를 본인이 부담해야 할 처지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외제차의 운행이 매년 급증하면서 관련 교통사고로 인한 수리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외제차 신규등록 대수는 지난달 말 누적 기준으로 14만539대에 달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등에 따르면 1~7월 외제차 신규등록 대수는 전년 같은기간 대비 25.1% 늘었다. 지난달 등록 대수도 전년 동월 대비 14.3% 증가했다. 외제차의 연 평균 증가 추세는 21.8%로 전체 차 증가 추세의 약 8배 수준이다.


외제차 지급보험금도 대폭 증가하는 추세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차량수리비로 지급된 보험금은 2009년 4764억원에서 2011년 7479억원, 지난해 1조3259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박소정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수리비가 비싼 외제차는 주변에 있는 모든 차의 배상위험을 증가시킨다"며 "외제차와 부딪쳐 사고를 낸다면 같은 정도의 충격에도 국산차에 비해 차수리 배상비가 더 높게 나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외제차 증가 추세로 볼 때 관련 대물보험료 부담액은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리비 산출ㆍ청구 기준 모호= 실제로 대물배상 보험금 가입금액은 고가화되는 추세다. 올 1~5월 말 기준 국산차 고액 대물배상 가입대수는 816만7000대로 전년 같은기간 632만9000대와 비교해 29.0% 늘어났다. 반면 대물배상 1억원 이하 전체 가입대수는 504만대로 전년 651만6000대와 비교해 22.7% 감소했다. 대물배상은 자동차 사고로 인해 타인의 재물을 파손하는 경우 이를 보상해 주는 담보를 의미한다.


외제차는 국내 전체 차 가운데 대수 구성비가 크지 않다. 올해 상반기 국내 차 판매량 중 외제차 비중은 16.9%다. 그러나 실손보상원리에 부합되지 않게 지급되는 외제차 추정수리비 및 추정 대차료는 사회적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수리비에 대한 명확한 산출ㆍ청구 기준이 부재하고 과도하게 보험금이 지급되면서 경제적 파산위험, 사회적비용 증가, 사고처리 형평성 왜곡 등이 발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차 범퍼 등이 살짝 긁히는 사소한 피해가 발생해도 소비자들은 어차피 수리비는 보험사가 낸다는 생각에 무조건 부품 교체를 요구하기도 한다"며 "동일 차종과 동일 파손에도 피해차량 주인이나 정비업체 성향에 따라 수리 방법과 범위가 크게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수리비 절감 제도개선 필요= 외제차의 부품비, 공임, 도장비 등 수리비는 국산차 대비 약 2~5배 많이 지급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소수의 외제차 소유자에게 지급되는 과도한 보험금은 전체 보험소비자의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중고 외제차로 고의사고를 일으켜 추정수리비를 받아내는 보험사기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때문에 외제차의 불합리한 수리관행 개선을 통한 수리비 차이를 축소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승도 보험연구원 박사는 "대물배상손해담보 표준약관에 수리범위 등에 대한 보험사 인정권 신설이 필요하다"며 "경미한 사고에 대한 부품 교환 및 수리 가이드라인을 신설하고 적용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제차 사고 발생시 동일한 사용가치를 가진 자동차 또는 해당 피해차 수준의 국산차로 대차 추진하고 추정대차료는 폐지하는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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