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주년 경축사, 전면적 이산가족 생사확인·수시 상봉 제안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15일 광복 70주년 경축사는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에 대한 경고 메시지보다 남북 대화·협력에 더욱 비중을 뒀다. 광복 70주년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중단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언급하면서도 이산가족 명단교환·수시 상봉을 제안했고 ▲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 남북 철도·도로 연결 ▲ 자연재해·안전문제 협력 등을 재차 제안하는 등 대화와 협력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광복 70주년 경축사를 통해 "북한은 우리의 거듭된 대화 제의에 응하지 않으면서, 평화를 깨뜨리고 남북간 통합에 역행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DMZ 지뢰 도발로 정전협정과 남북간 불가침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하고, 광복 70주년을 기리는 겨레의 염원을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는 우리 국민의 안위를 위협하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북한은 도발과 위협으로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미몽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북 경고 메시지는 간결했던 반면 북한이 태도를 바꿔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올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에는 많은 시간이 할애됐다.
박 대통령은 지금보다 남북 간 대립과 갈등의 골이 깊었던 1972년에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된 사례를 언급하면서 "북한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민생향상과 경제발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도 북한에는 기회가 주어져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DMZ에 세계생태평화공원을 조성하고 남북간 끊어진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면, 한반도 백두대간은 평화통일을 촉진하고 유라시아 차원의 협력을 실현하는 새로운 축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DMZ 세계생태평화공원과 경원선 복원 등 남측의 제안에 대한 북측의 호응을 촉구했다.
전면적인 남북 이산가족 생사확인의 연내 실현도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는 6만여 명의 남한 이산가족 명단을 북한 측에 일괄 전달할 것"이라며 "북한도 이에 동참해 남북 이산가족 명단교환을 연내에 실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나아가 남북 이산가족들이 금강산 면회소를 이용해 수시로 만남을 가질 수 있도록, 북한의 협력을 촉구한다"고 이산가족 수시 상봉을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이 밖에 ▲ 남북 간 보건의료 및 안전협력체계 구축 ▲ 수자원 및 삼림관리 협력 ▲ 민간 차원의 문화 및 체육교류 활성화 등도 제안했다. 또 "비록 북한의 거듭된 도발로 남북관계가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광복 70주년을 맞는 역사의 길에서 분단의 역사를 마감하고 평화통일을 이루는 길은 우리 민족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며 광복 70주년을 계기로 평화통일을 거듭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경축사가 북한의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남북 간 화해와 협력에 방점을 둠에 따라 남북 대화 모멘텀이 살아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DMZ 목함지뢰 도발로 인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 당분간 남북 대화가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4일 서부전선에서 발생한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우리 군은 확성기 방송 등 대북심리전을 재개했고, 북측은 이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북한 인민군 전선사령부는 이날 '공개경고장'을 통해 우리 군이 재개한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해 "중단하지 않으면 무차별 타격하겠다"고 위협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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