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총괄회장, 해임지시서 속 인물 '이인원·쓰쿠다 부회장'
원래 申의 복심에서 신동빈 회장 쪽으로 돌아서…분쟁 열쇠 쥔 핵심 인물로 부상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롯데그룹의 후계다툼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신격호 총괄회장이 해임을 지시한 이인원 롯데그룹정책본부 부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분쟁의 열쇠를 쥔 핵심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부회장과 쓰쿠다 부회장은 당초 신 총괄회장의 사람으로 분류되며 '申의 복심'으로 불려져 왔으나 이번 해임으로 볼 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두 사람은 롯데그룹내에서 요직을 차지하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신 회장에게 어떻게 작용하게 될 지 주목된다.
신 전 부회장이 최근 공개한 신 총괄회장이 지난달 중순 작성했다는 지시서에는 한일 롯데그룹 임원 일부를 해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임 대상에는 신 회장과 이 부회장 등 한국 롯데 핵심 임원들과 쓰쿠다 부회장 등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이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 쓰쿠다 부회장은 신 전 부회장이 공개한 신 총괄회장의 육성에도 해임 여부를 묻는 등 주요 인물로 알려져있다.
이인원 부회장은 외국어대 일본어과를 졸업한 그는 1973년 롯데호텔에 입사해 이후 롯데쇼핑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2007년 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 부본부장을 맡았다가 2011년 그룹 전문경영인으로 처음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11년 당시 신격호 회장이 총괄회장으로, 신동빈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는 2세 경영체제를 본격화했다. 이 부회장은 신 회장이 맡았던 정책본부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신격호ㆍ신동빈 부자 모두에 두터운 신임을 얻었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총수일가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서는 철저히 언급을 삼가해 왔다. 하지만 최근 신 총괄회장이 이 부회장 등 그룹 임원들의 집무실 출입을 막고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 이후 해임 지시서가 공개되며 총수일가와의 관계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쓰쿠다 부회장은 그는 신격호 총괄회장에 의해 발탁됐지만 지금은 등을 돌려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를 장악하는 일을 돕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 총괄회장이 자신을 해임하려하는 과정에서 신 회장의 편으로 돌아서 강력한 지원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 총괄회장이 대표에서 밀려난 지난 28일 롯데홀딩스 긴급 이사회를 주재한 것도 쓰쿠다 사장이었다. 그는 신 총괄회장, 신 회장과 함께 롯데홀딩스의 공동 대표이사이자 미도리상사, 롯데서비스 등 계열사 9곳의 대표를 맡고 있다.
롯데리아와 롯데리아 푸드 서비스 등 두 회사만 이끌었지만 작년 12월 장남인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의 모든 직책에서 해임되면서 전면에 등장한다. 장남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물러난 자리를 이어받은 것이다.
신 전 부회장이 공개한 육성파일에서 신 총괄회장은 "쓰쿠다가 무슨 일을 하고 있냐"고 신 전 부회장에게 물어본 후,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 대표를 맡고 있다"고 답하자 "그만두게 했잖아"라고 언급한다.
쓰쿠다 부회장은 와세다대학을 졸업하고 미쓰이스미토모은행에 들어가 유럽본부장과 전무를 지냈다. 이후 2001~2009년 오사카 로열호텔 최고경영자(CEO)로 일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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