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2005년 7월24일, 세계 시가총액 500대 기업 순위에서 한국과 중국 기업의 개수는 똑같이 7개씩이었다. 하지만 10년후 양 국의 희비는 극단적으로 엇갈렸다. 500대 기업 안에 한국 기업의 숫자는 반토막난 반면, 중국 기업의 숫자는 7배로 늘었다.
27일 국제금융시장과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시가총액 500대 기업 가운데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42위)와 한국전력(465위), 현대차(494위) 3개였다. 10년 전에 비해 절반 이하로 감소한 것이다. 2005년에는 삼성전자(53위), 한국전력(285위), 현대차(496위) 외에 포스코(382위), 국민은행(412위), LG디스플레이(448위), SK텔레콤(450위)도 5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삼성전자의 위상만 높아진 셈이다.
올해 500대 기업 중 중국 기업의 숫자는 48개였다. 중국은 미국(193개)에 이어 시가총액 500대 기업을 두 번째로 많이 배출한 국가가 됐다. 특히 페트로차이나(3위), 공상은행(8위)이 세계 10대 기업에 진입하면서 미국 기업 일색의 상위권 판도를 흔들었다. 중국은행(20위)과 건설은행(23위), 농업은행(28위) 등 중국의 대형은행들도 30위 안에 들었다.
한국과는 달리 중국에서는 상당수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새롭게 500대 기업에 포진했다. 지난해 미국 증시에 화려하게 입성한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24위)와 인터넷·게임업체 텐센트(30위)는 한국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을 앞질렀다. 검색업체 바이두(133위)와 전자상거래업체인 JD닷컴(223위)도 10년 전에는 500대 기업에 없던 업체들이다.
이는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이 제조업 강국으로 거듭나고자 기술 개발에 힘을 쏟은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연구개발(R&D) 투자규모 1000대 기업 가운데 중국 기업이 46개로 10년 전(2개)보다 23배 늘어났다. 같은 기간 한국은 2.6배(9개→24개) 증가하는데 그쳤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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