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日價中技의 '逆샌드위치' 습격

시계아이콘02분 02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글자크기

日價中技의 '逆샌드위치' 습격 중국에 가격과 기술에 치이고 일본의 가격에 위협받는 한국.
AD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이 약화되고 있다. 수출둔화와 내수부진이 장기화하고 경제주체의 심리마저 얼어붙으면서 거시ㆍ실물지표가 잿빛 일색이다. 주가ㆍ시가총액 등 자본시장에서의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주력산업은 엔저를 업은 일본과 기술추격을 좁힌 중국의 공습까지 받으면서 근본적인 경쟁력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7일 국내외 기관이 발표한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에 세계 평균치를 밑돌아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성장이 정체하는 '중진국 함정'에 빠지고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 성장도 못하는 韓… 1조달러 달성도 위태=국제통화기금(IMF)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3.3%ㆍ3.5%)이 현실화하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013년부터 4년 연속 3% 초중반대를 벗어나지 못한다. 2분기 성장률이 당초 예상치를 훨씬 밑도는 저조한 기록을 보이면서 정부가 전망한 3%대 성장은 물론 한국은행이 수정해 낮춰잡은 2.8% 성장조차 쉽지 않게 됐다.


우리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수출 감소세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 행진이 이어지고 흑자 폭도 큰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수입 감소폭이 수출 감소 폭보다 큰 데 따른 불황형 흑자구조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 승용차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하는 등 주력상품의 수출경쟁력이 하락하면서 연간 무역액이 2011년 이후 처음으로 1조달러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산업적 측면에서는 위기감이 더 크다. 우리가 일본의 수출산업을 벤치마킹하며 추격해 온 것처럼 이제는 중국이 우리 수출산업을 추격해 오고 있다. 한국이 기술력에 자신감을 보인 스마트폰과 자동차는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한국이 기술에서는 일본에, 가격 경쟁에서는 중국에 밀리는 '넛 크래커'(nutcrackerㆍ호두 까는 기계) 상황이 '역(逆) 넛 크래커' 형국으로 바뀌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엔화 약세로 일본에는 가격 경쟁력이 밀리고 기술력을 높인 중국산에 한국 제품이 위협받는 처지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中은 가격과 기술 치고 올라오고, 日은 엔저로 가격 공습=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한국 10대 수출품목을 8개 산업으로 재구성해 세계시장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철강ㆍ정유(2003년), 석유화학(2004년), 자동차ㆍ조선해양(2009년), 스마트폰(2014년 2분기) 순으로 중국에 추월당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전차(전자ㆍ자동차)군단을 비롯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상반기 성적표는 완만한 개선의 흐름을 보였지만 여전히 시장의 예상치를 하회했다. 오는 29~30일로 예정된 조선 빅3의 실적발표는 대규모 어닝쇼크가 점쳐진다. 대우조선해양ㆍ삼성중공업ㆍ현대중공업은 저유가와 해양플랜트 악재 속에서 올 1분기 총 2000여억원의 영업 적자를 낸 데 이어 2분기에는 4조원에 달하는 영업 손실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와 롯데, GS, 한화 등이 선전했지만 우리 주식시장을 이끌던 쌍두마차가 주저앉으면서 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


국내 10대 그룹의 시가총액은 올 1월 719조6000억원에서 7개월도 안 돼 679조6000억원(7월23일 기준)으로 40조700억원, 5.57% 감소했다.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가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3.52%에서 45.22%로 7개월 새 8.3%포인트나 낮아졌다. 현대차그룹 상장사 시총이 22조700억원, 삼성그룹 상장사 시총이 21조9000억원, 포스코그룹 상장사 시총이 8조8900억원 줄었다.


◆경제구조 바꾸고 개혁·선진화 나서야= 경제계는 성장모멘텀을 살리기 위해서는 대내외 환경변화에 탄력적이고도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경제구조를 구축하고 신성장동력 확보에 적극 나서야한다고 주문한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품목의 구성과 후발 국가의 추격이라는 측면에서 장기적인 수출부진이 시작되었던 1990년대 초 일본과 유사한 상황"이라면서 "노동시장의 인적자원 배분기능과 효율성을 높이고 좀비기업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탄력적인 경제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AD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중국 제조업은 추격형 전략을 바탕으로 가격경쟁력과 기술력까지 갖춘 '제조업 2.0'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 주력산업의 평균 나이는 55세로 2019년이면 환갑인데 사람의 평균수명과 달리 제품과 기술의 수명주기는 갈수록 짧아지고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새로운 주력산업 발굴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지난 22일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규제개혁, 노동시장 선진화, 서비스산업 발전 등 국가 장기 어젠다에 대한 흔들림 없는 추진을 주문하고 "경제시스템 선진화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제도와 관행, 의식과 문화가 저성장 경로에 진입한 우리 경제를 더 끌어내리는 건 아닌지 철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