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첫발 뗀 '태완이법', 피해자 한 풀까…일각에선 우려

시계아이콘01분 27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학계 "법적안정성 고려 해야" VS"시간 지나도 증거 확보되는 사건 있어"

첫발 뗀 '태완이법', 피해자 한 풀까…일각에선 우려 사진=YTN 방송캡처
AD


[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 "나는 용서를 안했는데 왜 법이 먼저 용서를…." 법은 '영구미제'로 남은 살인 범죄 피해자 유족의 물음에 답할까. '살인의 대가는 시효 없이 끝까지 치르게 하자'는 법이 첫 발을 디뎠다. 다만 법조계와 학계는 보다 신중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살인죄의 공소시효(25년)를 폐지하는 법안(일명 태완이법)이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를 통과했다. 형법상 사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된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배제하는 것이 골자다. 이 안은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법무부가 발의한 내용을 합친 것이다.


살인죄의 공소시효 폐지 논의가 본격화한 것은 태완이 사건 때문이다. 지난 1999년 5월 대구에서 발생한 황산테러로 6살이던 김태완군이 숨졌다. 태완군 부모는 아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용의자를 고소했지만 '증거부족'으로 수사는 미궁에 빠졌다. 용의자는 불기소 처분됐고 살인죄 공소시효 15년(개정 전)이 흘렀다. 태완군의 부모는 지난해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한 재정신청을 법원과 대법원에 냈으나 기각됐다. '영구미제'로 남게 된 것이다.

이를 두고 "제2의 태완이 사건을 만들지 말자"는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태완이법'이 통과된다 해도 소급 적용되는 규정은 없기에 태완이 사건을 재수사하기는 어렵지만 다른 사건에서는 끝까지 범죄를 단죄할 수 있도록 하자는 뜻에서다.


법안소위 통과로 물꼬가 트인 '태완이법'은 힘을 얻는 분위기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21일 "살인사건의 공소시효를 전면 폐지하는 법안이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외국의 입법례도 이 법안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미국 연방법은 법정형이 사형인 범죄는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는다. 독일도 계획살인을 한 자에 대해 끝까지 그 대가를 치르게 한다. 영국은 중범죄엔 공소시효가 없다. 일본은 2010년에 사람이 사망한 경우 이를 초래한 범죄의 법정형을 기준으로 공소시효를 폐지하거나 연장토록 했다.


다만 학계와 법조계에서는 '법적 안정성'을 들어 '태완이법'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만만치 않다. 범죄 이후 공소가 제기되지 않은 상태로 시간이 많이 흘렀을 경우 사실관계 규명이 어려워 부당한 판결이 내려질 수 있다는 이유다. 또 신중론을 펴는 측은 살인죄 공소시효(25년간) 동안 행위자가 수사당국을 피했다면 그 고통이 이미 형사처벌의 효과가 있다고 본다. 수사당국이 살인죄에 대해 끊임없이 추적해야하는 부담감도 지적한다.


황태정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공소시효에 대해 어디에 적정선을 그을 것인가 하는 문제"라면서 "2012년 성범죄 살인에 대한 공소시효가 폐지됐다. 이외에 살인죄에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것은 공소시효의 원래 취지 자체를 잃게 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반면 학계ㆍ법조계에서 이를 지지하는 의견도 상당수다. 윤지영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논문 '형사소송법상 공소시효제도의 개선방안'을 통해 "시간이 경과해도 사회적 영향이 미약해지지 않는 사건이 존재하고, 시간이 경과한 뒤에 확실한 증거가 확보되는 사건도 존재한다"면서 살인 등 흉악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폐지를 현행 형사소송법의 대안이라고 봤다.


또 "형사 재판의 원칙에 따른 엄격한 절차와 증거평가가 이루어지는 한 오랜 시간이 경과한 사건이라고 하더라도 곧바로 피고인이 부당한 유죄판결을 받을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