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더위와 함께 어느새 초복이 지나고 중복이 다가왔다. 유난히 적은 강수량으로 무더위가 한층 더 기승을 부려 외출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힐 정도다. 이럴 때면 지친 몸에 활력을 불어넣고 무더위를 이겨낼 수 있는 각종 보양식을 찾기 마련이다. 으레 보양식하면 많은 사람들이 삼계탕, 장어와 같은 고칼로리의 지방질이 풍부한 식품들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엔 '웰루킹(well-looking)족'이란 신조어가 생겨날 만큼 소비자들의 여름철 보양식 메뉴 선택도 더욱 다양하고 깐깐해지고 있다.
올여름에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저평가되고 있는 우리 쇠고기, 육우를 제대로 알고 맛과 가격은 물론 몸에도 유익한 육우고기를 한껏 즐길 수 있기를 바라며 육우를 소개하고 싶다.
육우는 일본에서는 값이 저렴하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어 '식탁의 정번' 또는 국산약우(國産若牛ㆍ국내산 어린 소)로 불리며 많은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반면 국내 소비자들은 아직까지 육우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낮은 형편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산 쇠고기는 한우로만 인식하는 등 육우의 존재 자체를 아예 외면하고 있다.
육우는 홀스타인 수소로 한우와 동일한 사육환경에서 고기 생산을 주목적으로 사육되는 엄연한 국내산 쇠고기다. 더구나 국내산 쇠고기 등급 판정 기준은 동일하기 때문에 같은 등급의 한우와 육우는 그 품질이 같다고 볼 수 있다.
육우가 더 매력적인 점은 저지방 웰빙 쇠고기라는 측면에 있다. 육우는 품종이 특성상 한우에 비해 성장이 빨라 사육기간이 짧다. 그래서 육질이 연하고 지방이 적다. 이런 면에서 육우는 지방 함량은 낮으면서 고단백의 보양식을 즐기려는 소비자의 최근 트렌드와도 부합하는 식품인 것이다. 특히 풍부한 필수아미노산을 섭취해야 하는 어린 자녀들에게 지방은 낮추고 단백질 함량은 그대로 지니고 있는 육우는 매력적인 식품이다.
또한 육우는 성장 속도가 빨라 사육 기간이 한우에 비해 10개월 정도 단축돼 가격 역시 경제적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싼 가격에 좋은 품질의 쇠고기를 맛볼 수 있지만 축산농가 입장에서도 그만큼 경제적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산 육우는 한우와 동일하게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인증을 받은 작업장에서 생산되고, 쇠고기이력추적시스템과 음식점원산지표시제의 엄격한 관리를 받고 있어 안전성과 신뢰성도 보장된다.
특히 유통과정에서 냉동과 해동을 반복하는 수입 쇠고기에 비해 국내산 육우는 도축 후 곧바로 냉장 상태로 유통돼 더 신선하다. 유통 과정은 한우와 동일한 셈이다.
이처럼 육우는 한우와 비교해 절대 품질이 뒤처지지 않고 수입 쇠고기와 비교했을 때 맛은 물론 신뢰도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최적의 식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우는 현재 국내 쇠고기시장 내 점유율이 4%밖에 되지 않는다.
수입산 쇠고기가 난무하는 시대에 육우의 소비 활성화는 국내 축산 농가를 살리는 길이자 보다 건강한 먹거리로 소중한 가족들의 식탁을 채우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일이다.
현재 저평가돼 있는 육우에 대해 알리기 위해 2009년부터 육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육우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최근 육우는 도맷값이 꾸준히 상승ㆍ유지되고 있고, 사육 농가들도 모처럼 활기를 찾으며 품질 좋은 육우 비육에 더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 무더운 여름철 삼복더위가 다가오고 있다. 소비자의 인식이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못하겠지만 이번 여름을 기점으로 육우와 함께 건강한 여름을 한번 맞아보는 건 어떨까.
최현주 육우자조금 관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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