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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까지 1년만에 정리한 삼성전기…임직원 희비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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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전기가 사업재편의 일환으로 야심차게 시작했던 신사업 전자가격표시기(ESL) 사업을 1년여만에 분사한다.


ESL은 매장에 진열된 상품의 가격, 원산지, 무게 등 다양한 정보를 종이 대신 전자 라벨로 보여주는 기기로 지난해 최치준 전 삼성전기 사장이 시작했다. 당시 매년 50%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혀 시장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시작한지 1년을 갓 넘긴 사업을 분사하면서 신사업에 기대가 컸던 관련 임직원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당시 신사업을 추진하며 ESL사업을 맡게 된 직원들은 이번에 분사, 소속이 바뀌게 됐다.

14일 삼성전기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모터 사업 정리에 이어 파워(전원 공급 부품)·튜너(방송신호 수신 부품)와 ESL 사업도 디지털모듈(DM)부문에서 분사한다고 밝혔다.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ESL사업의 경우 시작한 지 1년밖에 안 된 사업인 만큼, 막판까지 분사 여부를 고민하다 과감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ESL은 2013년 실적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지난해 시작한 사업으로, 삼성전기가 유럽 판로를 개척하겠다는 목표로 시작했다. 테스코, 이마트 등 대형 유통망을 중심으로 영업을 해 왔다. 그러나 예상한 만큼 수익이 크지 않아 분사를 결정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의 제품 외에도 다양한 대체재가 등장해 시장이 생각만큼 빠르게 크지 않았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최 전 사장이 사업을 확장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지난해 말 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윤태 신임 사장이 선임됐고, 이 사장은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와 카메라모듈 등 스마트폰 관련 부품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갖고 사업재편을 진행 중이다.


이 사장은 취임 이후 삼성전기의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기가 지난해 11년 만에 삼성그룹 차원의 경영진단을 받았을 정도로 실적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영업이익 17억원을 기록, 적자를 겨우 면했다. 전년 영업이익 4640억원에서 급감했으며 매출도 같은 기간 1조원 이상 감소했다.


파워·튜너·ESL 모듈에 근무하는 삼성전기 국내 인력은 약 500명, 해외공장 현지 인력은 약 1700명으로 총 2200명 규모다. 이들 인력은 분사를 통해 새로 설립되는 법인으로 소속이 변경될 예정이다.


삼성전기가 앞으로 집중할 사업 중 하나인 적층세라믹커패시터는 스마트폰에 전류를 공급하는 핵심부품이다. 최근 들어 스마트폰 사양이 고급화하고 메탈소재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소비량이 늘고 있다. 이 사장이 지난달 필리핀공장에 2880억원을 투자해 이 부품의 생산량을 늘리기로 한 것도 이런 전략으로 풀이된다.


카메라모듈은 삼성전기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삼성전기는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최근 신규 스마트폰에 광학식 손떨림 보정기능(OIC) 채택을 늘리면서 이 분야의 부가가치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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