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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 "병원쪽에서 바람분다" 창문도 닫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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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병원 첫 폐쇄 '메디힐 병원' 앞에 직접 가보니

[메르스 사태] "병원쪽에서 바람분다" 창문도 닫아 ▲ 11일 폐쇄된 메디힐 병원에서 한 환자가 마스크를 쓴 채 밖을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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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1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메디힐병원 앞. 적막 속에 공포만이 떠돌았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감염 확진을 받은 98번 환자가 이 병원에서 4일부터 6일까지 입원해 진료를 받으면서 200여명을 접촉한 것으로 확인된 후 '병원 격리' 조치가 취해진 뒤였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메르스 3차 유행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며 '코호트 격리'를 명령했기 때문이다. 이에 병원에 입원한 환자 79명이 격리돼 있다.


병원은 방역 당국이 영업 중단 조치 및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주차장에는 구급차 한 대가 있을 뿐 텅 비어있다. 출입 금지 안내문이 붙은 문은 굳게 잠긴 채 드나드는 사람이 없다.

갑작스러운 폐쇄조치에 당황한 환자들은 연신 병원 창문 밖을 내다보며 서성대는 모습이다. 환자들을 퇴원시키거나 이동시킬 수 없게 된 보호자들도 안타까운 마음에 병원 근처를 떠나지 못하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를 묻기도 했다.


병원 바로 뒤 주차장에서 서성이던 한 50대 환자 보호자는 "어머니께서 입원해 계시는데 이번 주 토요일 퇴근할 예정이었다"며 "병원이 폐쇄돼 24일까지 기다려야 될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 수술하고 입원했던 터라 더욱 걱정이 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인근 주민들의 공포심은 심각했다. 병원 바로 뒷편은 평소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등하굣길. 하지만 하교 시간임에도 학생들의 발길이 뜸했다. 인근 음식점도 종업원들만 자리를 지킨 채 비어있는 모습이었다. 식당 종업원 이모(65ㆍ여)씨는 "평소에는 단골 손님이 많아 이렇게 한가하지는 않았는데 보다시피 손님을 한 명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병원 인근 편의점 직원도 "본사에서도 문을 닫으라고 연락이 왔다"며 "지난 7개월동안 안팔린 마스크가 3일 만에 전부 팔린 것 말고는 손님이 뚝 끊겨 장사가 안 된다"고 말했다.


병원 인근 의류 수선점에서 만난 정모(51ㆍ여)씨는 "고등학생 딸이 아프다고 조퇴했는데 병원에 안 보내고 집에서 그냥 약 먹이고 재웠다"며 "동네사람들끼리는 바람이 병원 쪽에서 불어오니까 창문 닫고 있으라는 소리도 한다"고 전했다.
오후 6시가 좀 넘자 병원 뒷편 주차장 쪽 출구로 마스크를 쓰고 사복을 사람들이 3~4명씩 무리를 지어 나왔다. 병원 직원들이었다. 남아 있는 환자 보호를 위해 남아 있는 최소한의 인력들이었다.


병원 안팎에서는 시의 폐쇄 조치가 내려지게 된 부분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메디힐병원은 일단 폐쇄 결정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 관계자는 "진작 정부에서 메르스 발병 병원을 공개하고, 환자가 거쳐 온 병원을 확인해줬다면 이 같은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정부의 뒤늦은 정보공개를 비난했다. 보건소 측은 갑작스런 폐쇄조치에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표시하기도 했다.


양천구 보건소 관계자는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과잉대응'이 필요하다"면서도 "환자나 보호자, 병원 관계자들이 무방비 상태에서 폐쇄된 것이나 보건소로서는 폐쇄 이후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정확한 지침도 주지 않아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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