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감염이 의심됐던 40대 임신부가 유전자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 메르스 환자로 확진됐다.
보건복지부는 서울삼성병원에 입원 중인 임신부(40)에 대한 유전자 검사 결과 양성으로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이로써 국내 메르스 환자는 109명으로 늘었다.
임신부가 국내에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신부의 메르스 감염은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임신부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시행한 메르스 1차 검사에서는 양성 판정이 나왔지만 9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시행한 2차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이에 방역당국은 10일 다시 메르스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재검을 했다.
109번 환자는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병동에 입원 중이던 산모로, 지난달 27일 자신을 돌보다가 급체 증상으로 몸이 좋지 않아 같은 병원 응급실에 간 어머니를 만나러 응급실에 들렀다.
당시 응급실에 있던 어머니, 아버지 모두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 모두 이날 응급실에서 14번(35) 환자와 접촉해 메르스 바이러스에 옮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임신부는 출산 예정일이 얼마 남지 않은 만삭으로, 현재 임상 상황이 나쁜 상태는 아니며 경증의 근육통과 일부 증상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전날 오전 기자 브리핑에서 "임신부에게는 인터페론이나 리바비린 같은 항바이러스제 투여가 금기로 돼 있어서 투약하지는 못한다"며 "임산부 메르스 환자는 적극적인 대증요법을 통해 치료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정열 제일병원 산부인과 교수(한국마더세이프전문상담센터 센터장)는 "외국의 사례를 볼 때 메르스 조기 진단을 받은 임신부는 보조적 치료로 양호한 치료경과를 보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면서 "임신부의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고려해 보조적 치료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109번 환자의 이동 경로를 추적해 밀접 접촉한 사람은 격리 조치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 3일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하고 다른 병원을 찾은 적이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역학조사를 할 계획이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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