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삼성서울병원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환자가 가장 많이 발병한 의료기관이 됐다. 국내 첫 확진환자를 발견, 메르스 확산을 차단하고도 보건당국의 부실한 격리조치로 인해 '최대 감염 병원'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셈이다.
10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확인한 108명의 확진자 가운데 47명이 삼성병원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날도 10명의 확진자가 지난달 27~29일 사이 삼성병원 응급실을 거쳐간 환자들이다.
메르스 확산 초기 감염자가 집중된 경기도 평택성모병원은 36명으로 뒤를 이었고, 대전 건양대병원과 대청병원이 각각 9명과 8명이 발생했다. 첫 메르스 사망자가 나온 동탄성모병원은 3명의 3차 감염자가 나왔고, 서울 365열린의원과 아산서울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아산병원에서도 각각 1명의 신규 감염자가 확인됐다.
당국은 평택성모병원에서 1차 유행이 일어난 뒤, 삼성병원에서 2차 유행으로 확산된 것으로 보고있다. 격리자 관리만 제대로 이뤄질 경우 다른 병원들에서 3차 유행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도 이날 세종정부청사에서 메르스 관련 대국민 당부사항을 전하며 "삼성병원과 관련된 잠복기가 이번 주 끝나기 때문에 감염원이 추가적으로 나타나지 않으면 관리가능한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삼성병원도 신규 메르스 환자가 감소세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병원에서 발생한 확진자 47명의 발병일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달 30일과 31일 각각 6명에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9명이 발병한 1일 정점을 찍었다. 이후 2일 3명으로 급감한 뒤 3일과 4일에 6명과 7명으로 다시 증가했다 5일 3명, 7일과 8일은 각각 1명으로 쪼그라들었다.
다만 중대본이 발표하는 집계의 경우 확진일을 기준으로 작성되기 때문에 신규 감염자 양상이 다소 다르다. 삼성병원 감염자는 지난 4일 서울시에서 폭로한 삼성병원 의사(35번 환자)를 시작으로 6일 1명에서 7일 15명으로 급증한 뒤 8일 17명으로 신규 감염자가 최대를 기록했다. 이후 9일에는 3명으로 급감했다 이날 다시 대폭 늘어나는 모양새다.
삼성병원 관계자는 "증상 발현 이후 확진까지 시간이 걸리는 탓에 감염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발병일로 보면 신규 감염자는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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