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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칼날'…삼성 합병 문제삼은 美헤지펀드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5초

삼성물산 지분 7.12% 취득한 엘리엇, 제일모직과의 합병 주주이익 반한다 주장
삼성물산 자사주 포함 대주주일가 지분율 19.7%뿐
합병조건 시비…돌출 변수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 지분을 대거 매집하고, 제일모직과 합병조건에 반기를 들면서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 작업에 변수가 생겼다.

현재까지 엘리엇의 지분 매수 목적은 분명치 않다. 주식 취득 이유를 경영권 참여라고 명시하긴 했지만 주가를 띄어놓고 빠지는 식의 전략을 취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엘리엇은 4일 개장 전 삼성물산 지분 7.12%를 확보한 것을 공시하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에 대한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삼성물산 지분가치를 과소평가한데다 합병조건이 공정치 않아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지난달 26일 합병을 진행한다는 계획안을 발표했다. 제일모직이 1대 0.3500885의 비율로 삼성물산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합병안이 나오자 국내 증시에서도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했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실제 자사주 포함 오너 일가 등 그룹 측 지분율이 제일모직의 경우 66.3%인데 반해 삼성물산의 그룹 측 지분율은 19.7%에 불과하다.


안상희 대신경제연구소 지배구조연구실 위원은 "합병비율을 보면 삼성물산 가치가 제일모직에 비해 3분의 1 정도로 평가됐는데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보유지분 가치를 감안하면 이는 과한 것으로 보인다"며 "두 회사 간 밸류에이션 간극이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은 "양사 간 합병비율은 자본시장법상의 규정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시장이 현재 평가한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적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합병안에 대한 부정적 의견에 외국계 헤지펀드가 실력행사에 나섬에 따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그룹 측의 삼성물산 지분율은 자사주와 계열사 포함 19.7% 수준에 불과하다. 32%를 넘는 외국인 지분율을 감안할 때 엘리엇의 등장은 삼성그룹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많아 주식매수청구권 한도(1조5000억원)를 넘길 경우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이 5만7234원으로 현재 주가인 6만원대보다 낮아 합병에 반대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엘리엇의 매수 평균단가가 6만3500원인데 합병에 반대할 경우 손해를 볼 수 있어서 어떤 결론이 날지는 좀 더 두고 봐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엘리엇이 합병안 발표 이후 주주이익에 반한다면서도 삼성물산 주식을 매입한 점도 주목할 만한 사항이다. 엘리엇 측은 주식 매수 이유에 대해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는 엘리엇이 합병 반대를 빌미로 단기 차익을 노리는 치고 빠지기 전략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는 의심도 나온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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