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베트남 홍역 창궐…병원이 전염병 허브 역할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환자가 4일 현재 총 35명으로 집계되면서 환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3차 감염자까지 나온 상황이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태가 안정되기 보다는 악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앞으로 이 같은 바이러스 성 전염병이 확산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번 우리나라 메르스 확산의 시작은 병원이었다. 최초 메르스 감염자가 입원했던 병원에서 2차 감염자가 많이 나왔다. 병원이 전염병에 대한 통제를 제대로 하지 않았을 경우 어떤 비극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준다.
지난해 베트남의 홍역 사례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베트남은 2014년 6만 명이 홍역에 감염돼 이중 2살 이하 유아 150명이 사망하는 등 비극이 일어났다. 당시 베트남의 병원이 홍역 확산의 허브 역할을 했다는 것이 이후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홍역이 베트남 지역에서 창궐했던 배경을 찾기 시작했다. 질병에 대해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은 부모와 특히 병원이 홍역 창궐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베트남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홍역 백신 접종하는 것을 정기적으로 하지 않았다. 백신 접종이 제 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성은 그만큼 높아졌다.
베트남 북부와 하노이에서 홍역이 갑자기 확산되자 부모들은 당황했다. 아이를 병원으로 데려가기 시작했다. 병원은 들이 닥치는 홍역 감염자로 몸살을 앓았다. 문제는 여기서 더 커졌다. 완벽하지 않았던 병원의 전염병 방어 시스템으로 홍역에 걸리지 않은 아이들까지 해당 병원에서 홍역에 감염되고 만 것이다.
해외과학매체인 사이언스지는 이 같은 분석 결과를 전하면서 "베트남의 홍역 사례는 병원이 오히려 전염병을 전파하는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홍역에 걸리지 않은 아이들도 병원에서 감염되는 등 병원이 전염병에 대한 통제 시스템을 상실하면 어떤 비극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진단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