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체육관 입구~다산 팔각정 구간 대상 문화예술교육, 한국문화 체험 등 문화거점시설 구축...전시실, 카페, 공방 등 민간 투자 적극 유치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옛 한양을 둘러싸고 있는 성곽길이 역사와 문화가 흐르는 문화관광명소로 탈바꿈한다.
중구(구청장 최창식)는 장충체육관 입구~ 다산 팔각정 동호로17길 일대 약 1050m 규모의 성곽길을‘성곽 예술문화거리’로 조성한다.
사적 제10호인 서울성곽을 인근 남산과 장충체육관, 신라호텔, 국립중앙극장, 동국대 등과 연계해 이 일대를 예술과 문화로 흐르는 거리로 조성하기 위해서다.
성곽 일대는 성곽탐방로로 조성됐으나 오래된 낡은 주택들이 밀집돼 있고, 휴식공간이나 판매시설, 주차장 등이 부족해 관광객이나 탐방객을 유입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국내외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기 위한 거점 공간 및 문화행사 컨텐츠 도입을 추진하게 됐다.
세계적인 문화가치를 갖고 있는 성곽과 달리 각종 규제 등으로 노후된 상태로 방치된 성곽길 일대를 공공거점 조성과 민간 투자 등을 유치해 활력 넘치는 거리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그 첫단계로 지난 해 6월 문을 연 다산아트공영주차장(지하 1, 지상 3층 규모)의 지상 2~3층에 카페와 문화예술 놀이터인 '꼬레아트'를 설치, 문화예술 교육과 한국문화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문화거점시설로 이용하고 있다.
그리고 인근 신당동 1915번지 등 3필지에 있는 무허가건물을 문화시설로 조성, 2단계 문화거점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성곽과 맞닿아 있어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신축이나 개축이 불가능한 건물 그 자체를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개념이다.
공모를 거쳐 민간위탁자를 선정, 건물 리모델링을 거쳐 하반기 중에 문을 열고 갤러리, 북스튜디오, 디자인 스타트 업 카페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2018년까지 성곽길 중간 지역에 지하 3, 지상4층 규모의 공영주차장을 건립해 문화거점시설 앵커 2로 활용할 계획이다. 지하부터 지상 2층까지는 약 199대 수용 규모의 주차장으로 쓰고 지상3~4층은 공연장, 전시공간, 교육 및 체험의 장으로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문화거점시설 앵커 3는 신라호텔의 전통한옥호텔 건립과 연계해 성곽길 입구의 녹지공간에 문화예술 전시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전시공간을 활용해 작품을 전시하고 한양도성 관광 안내도 맡도록 할 예정이다.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이러한 문화거점시설 앵커들을 편리하게 이용, 이 지역에 문화재 및 주변 경관과 어울리는 전시실, 공방, 카페 등이 들어올 수 있도록 민간 투자자를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공공지원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한다.
좁은 도로를 걷기 편하도록 인근에 공영주차장을 건립해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을 폐지, 주택 인접 지역에 보행전용공간을 설치한다. 아울러 한전과 협의해 이 구간의 전선을 지중화하여 예술문화거리에 어울리는 도시 경관으로 탈바꿈한다.
건물을 대수선할 수 있도록 성곽길과 인접한 건물 46곳 중 주택 24곳을 근린생활시설로 용도 변경토록 유도하고, 점차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런 사업들과 함께 성곽마을 주민들의 주도로 성곽예술문화거리 축제도 매년 개최할 계획이다.
지난해 조선시대 순라꾼들이 야간순찰시 사용했던 조족등을 활용해 '달빛아래 정인(情人)을 만나다' 라는 테마로 진행해 큰 호응을 얻은데 이어 올해 장충단공원~장충동 성곽길~옥수동전망대~장충단공원 등 구간에서 한양도성 달빛기행을 개최할 예정이다.
꼬레아트 야외공연장을 중심으로 성곽길 일원에서 목공예, 도자기공예, 가죽공예, 비단공예 등 다채로운 상품을 사고 파는 프리마켓과 버스킹 공연 등을 열어 사람들이 자연스레 모여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중구는 다산동 성곽 예술문화거리 조성 외에도 한양도성과 인접한 지역의 숨어있는 명소를 발굴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서애대학문화거리 조성
서애 유성룡 고택터가 있었던 서애길을 중심으로 남산골 한옥마을, 한국 영화의 메카 충무로, 동국대학교를 한데 묶어 '서애대학문화거리 조성' 사업을 추진한다.
보행로 확장, 공중선 지중화 등으로 서애길 일대를 걷고 싶은 거리로 만들고, 용적률 및 건폐율 인센티브 제공으로 노후 건축물을 리모델링 할 수 있도록 한다. 간판개선 사업도 실시해 건축물 미관을 개선한다.
또한 서애길 일대에서 상시 거리공연 및 다양한 축제, 이벤트를 실시해 젊음과 문화가 흐르는 대학문화거리로 조성한다.
◆ 광희문 문화마을 조성
서울성곽 사소문중 하나로 시신을 내보내는 시구문이라고도 한 광희문은 39년만인 2014년에 개방됐다.
지난 해 주민과 기업, 동국대 학생들이 퇴계로68길 옆 주 담장에 벽화와 화단을 조성, 이 벽화길을 따라 오르면 한양도성, 남산과 연결되는 것이 특징.
이 일대는 리모델링 활성화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재건축시 최고 30%까지 용적률을 높여주는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인사동, 삼청동처럼 담장을 걷어내고 예쁜 카페나 레스토랑 등이 들어설 수 있도록 투자를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 남소영 복합문화거리 조성
조선시대 어영청 분영인 '남소영터'가 있던 남소영 옛길과 옛 물길을 복원해 역사적 이야기와 새로운 문화를 담은 복합문화거리로 만들어 장충동 일대를 중구의 새로운 명소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현재 사업추진을 위한 첫 단계로 지난 해 12월부터 이 사업을 위한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을 시행중이다.
이 지역의 보차도를 분리해 주말에는 차없는 거리로 만들고, 편의시설을 설치, 보행 중심의 거리로 조성하는 등 가로환경을 개선하고, 문화적 활력공간인 커뮤니티 코어를 확충한다는게 주요 내용이다. 지금은 복개돼 땅속에 묻힌 남산 북쪽에서 흘러내려오는 하천인 '남소문동천'을 현재 태극당부터 파리바게뜨 구간까지 옛 물길을 복원한다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
◆ 남산주변 (명동~회현동) 역사문화 거리 조성
명동 '만화의 거리'(명동역~숭의여대~서울애니메이션센터)와 회현동 '선비의 길'(은행나무~회현동 역사전시관~백범광장~이덕형집터) 및 '백범과 도마길'(백범광장~안중근기념관~명동케이블카)을 중심으로 남산 주변 역사문화거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명동 만화의 거리는 명동역 주변에 캐릭터를 설치, 간판 개선을 통해 주변을 정비하고 있다. 5월23일부터 28일까지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센페스티벌을 열었으며, 매달 아트마켓 등 거리 이벤트도 열 예정이다.
회현동 '선비의 길'과 '백범과 도마길' 관광코스 조성을 위해 스토리보드 및 지도를 제작, 회현동 이미지에 걸맞는 특화된 도로포장 등 흥미로운 탐방로를 조성할 계획이다. 주민해설사도 운영해 이 구간 역사문화적 가치도 전파할 예정이다.
최창식 구청장은 “중구의 골목 골목에는 옛 도시 정취가 가득한 곳이 많이 있다”며“지역의 역사문화 유산이 가지고 있는 잠재성을 최대한 발굴, 명동처럼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사랑받는 관광명소가 가득한 중구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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