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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전진왕 부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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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온 지 2559년이 된 날이다. 부처님은 BC 624년 4월8일(음력) 북인도 카필라 왕국(지금의 네팔)의 왕자로 태어났다. 29세에 출가, 35세에 깨달음을 얻어 불교를 열었다. 불교가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로 들어온 것은 부처님이 불법을 설파한 지 600여년이 훌쩍 지나서다.


고구려 소수림왕 2년(AD 372년) 전진왕 부견이 승려 '순도'를 보내 불상과 불경을 전했다고 한다. 우리 국사책에 짤막하게 소개되는 이 전진왕 부견은 중국 고대 제왕 중 가장 이상주의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부견이 활약하던 시절은 5호16국 시대였다. 흉노와 선비, 강, 저, 갈족 등 5개 오랑캐 민족과 한족의 16개 왕조가 100여년간 명멸한 혼란의 시대였다.

한 민족이 정권을 잡으면 이전 민족을 말살하다시피 할 정도로 힘의 논리가 지배하던 시대에 부견은 "모든 사람들이 감동할 수 있는 '감동의 정치'를 하면 그들은 자연히 귀복할 것"이라며 유교적 이상에 기반한 정치를 했다. 저족 출신인 부견은 한족을 우대했고 정복한 다른 이민족인 선비와 강족 등도 중용했다.


항복한 이민족의 수장들에게 높은 자리를 주고 이들을 수도인 장안에 살게 하면서 본인의 출신 민족인 저족을 지방으로 보내 화합을 도모했다. 그 결과 수도인 장안에는 저족보다 선비족의 숫자가 더 많을 정도였다. 강족의 수장 요장에게는 본인이 황제가 되기 전 사용했다는 이유로 사용이 금지되던 용양장군이란 칭호를 쓰게까지 했다.

고구려에 불교를 전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불교의 보급에도 힘써 중국 불교의 발전에도 혁혁한 기여를 했다. 덕분에 그의 전성기, 전란에 피폐했던 화북 지역은 안정을 찾았고, 학문과 문화, 경제가 모두 융성했다.


하지만 중국을 통일하기 위해 남쪽의 동진과 벌인 '비수대전'에서 패배한 후 급격히 몰락했다. 주위의 반대에도 중용했던 선비족의 모용수는 배반해 독립을 했고 수도 장안에 있던 다른 선비족의 반란에 피란을 가야 했다. 강족의 요장은 아예 궁지에 몰린 부견에게 자객을 보내 목 졸라 살해했다.


실패한 이상주의자의 말로는 비참했다. 살려줬을 뿐 아니라 중용까지 했던 과거의 적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뒤통수를 쳤다. 그의 고매한 이상은 탐욕스러운 현실주의자들의 배반으로 철저히 무너졌다. 그래도 그 이상은 살아남아 수ㆍ당 통일왕조로 이어졌다.  




전필수 증권부장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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