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대우조선해양 공매도 거래량 2~3위 기록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빅3 조선주가 부진한 1분기 실적 발표에 공매도 세력의 표적이 되고 있다. 업황 부진이 계속되면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자금이 몰린 것이다. 실적 부진에 공매도 세력까지 가세하면서 주가도 털썩 주저앉았다.
19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한달 간(4월20일~5월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공매도 거래순위 2위와 3위에 나란히 올라있다. 1분기 실적 발표 직후인 지난달 29일에는 1221억원이 거래됐는데 이 중 411억원(33%)이 공매도로 나타났다.
대우조선해양도 실적 발표 다음날인 18일 일간 거래량 587억원 중 173억원(30%)가 공매도였다. 지난 4월 평균 4% 수준에 머물렀던 공매도 비중은 이달들어 19.87%로 껑충 뛰었다. 현대중공업의 공매도 비중은 이달 15.60%로 지난달(8.45%) 대비 배 가까이 늘었다.
조선주에 공매도가 몰리는 이유는 업황 반등 지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실적발표에서 연결기준 1분기 영업손실 433억원을 기록해 8년만에 적자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도 1분기 영업손실 1924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삼성중공업은 1분기 영업이익 263억원으로 흑자전환했지만, 매출액(2조6099억원)은 전년대비 23.95% 감소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성기종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의 주가는 우려감을 상당히 반영했지만, 수주 및 실적에 대한 긍정적 모멘텀이 부족하다"며 '중립'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실적 부진에 공매도 세력까지 가세하면서 주가도 주저앉았다. 실적 발표 직후부터 전날까지 대우조선해양은 11% 떨어졌고, 삼성중공업도 1만9650원에서 1만7700원으로 10% 하락했다. 현대중공업도 잠정실적 공시가 나온 지난달 17일 이후 주가가 14%까지 떨어지는 등 낙폭이 가장 컸다.
증권가에서는 조선주들이 아직도 업황 바닥을 통과하지 못했다며 투자 신중론을 제기했다.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부문 수익성 회복 지연도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업체들의 수주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주가는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 투자 보다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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