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2년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이 올들어 11차례 걸쳐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총 296억원 규모로, 모두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유통주식수가 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씨그널엔터는 전날 에코그린파트너스를 대상으로 25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주당 전환가액은 2785원으로 전날 종가 대비 약 4% 할인돼 있다.
씨그널엔터는 지난달 한달 동안에만 6차례에 걸쳐 CB를 발행했다. 이 기간 발행된 CB는 총 220억원 규모로, 현 시가총액(1054억원)의 4분의 1 수준이다. 코스닥 상장사 다날 등을 대상으로 30억원, 이베스트투자증권과 세종상호저축은행을 대상으로 각각 20억원과 30억원의 CB를 발행했고, 이강훈, CHANG CHING YI, 김남인씨 등을 대상으로 발행한 CB 규모는 140억원이다.
현 최대주주는 코너스톤글로벌인베스트먼트(18.17%)지만, CB 물량을 포함할 경우 오리엔탈인베스트먼트(26.46%ㆍ1308만2951주)의 지분율이 더 높다. 씨그널엔터는 지난해말 오리엔탈인베스트먼트에 총 7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여기에 올해 발행한 CB물량(1421만1822주)까지 더할 경우 유통주식수(2448만8278주)를 넘어선다. 이들 CB의 주당 전환가액은 평균 1965원으로 현재 주가 2900원(전일 종가) 대비 상당히 낮아 차익실현이 가능하다. 이들 CB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수익률은 47%에 달한다.
차익실현 우려에 대해 씨그널엔터 고위 관계자는 "CB 발행 대상자가 대부분 내부 관계인이라 시장에 바로 물량을 나오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물량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씨그널엔터 주가는 올 들어 281%나 뛰었다. 지난해 5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면서 2013년 18억원 적자에서 손실 규모가 급증했지만 엔터테인먼트와 화장품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불을 붙였다.
1991년 통신솔루션업체로 출발한 씨그널엔터는 지난 2013년 코너스톤글로벌인베스트먼트에 인수된 이후 연예기획사(더좋은이엔티), 화장품 유통업체(스킨애니버셔리) 인수합병(M&A)를 통해 엔터테인먼트사로 탈바꿈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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