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차 라이벌 BMW·벤츠 1분기 글로벌 실적… 프리미엄 모델 벤츠 완승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독일차를 대표하는 벤츠와 BMW간 글로벌 경쟁에서 벤츠 강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분기별 실적차를 벌리고 있는 데다 글로벌 톱 수준인 폭스바겐도 바짝 뒤쫓고 있다. S클래스 등 영업이익율이 높은 플래그쉽 모델들의 판매가 성장세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를 포함한 다임러그룹과 BMW그룹의 1분기 글로벌 영업이익은 각각 29억유로(3조5300억원), 25억2000만유로(3조700억원)를 기록했다. 벤츠가 전년대비 10억유로가 넘는 성장세를 보인 반면 BMW는 5억유로를 늘리는 데 그치며 둘 간 격차가 더 벌어졌다.
라이벌 업체간 실적차는 지난해 1분기까지 BMW가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2014년 2분기를 기점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벤츠가 급성장세를 타며 앞서기 시작했다. 실제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벤츠는 각각 30억유로, 37억유로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연속으로 갈아치우며 새 기록을 쓴 반면 BMW는 26억유로, 22억유로로 하향세를 그렸다.
양사 모두 실적이 곤두박질친 4분기에는 BMW가 선방했지만 새해 들어 분위기는 또 반전됐다. BMW가 2015년 1~3월 영업이익 25억2000만유로를 기록하는 사이 벤츠는 29억유로를 찍으며 또다시 앞서갔다.
특히 벤츠는 상용차를 제외한 승용차 실적만 놓고봐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다임러그룹의 총 판매량 64만1600대 가운데 45만9700대가 메르세데스-벤츠 실적으로 B·C 세그먼트의 가파른 성장으로 38만대에 그쳤던 전년동기보다 무려 18%나 치솟았다.
세부적으로는 콤팩트카가 12만9000대로 가장 많았다. 이어 C클래스가 11만3000대, SUV 세그먼트가 8만6000대, E클래스가 7만1000대를 기록했다. 1분기 성장세의 주역으로 꼽히는 S클래스는 2만9000대에서 3만2000대로 늘었다.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도 지난해 6.5%에서 8.5%로 2%p 상승하며 순도 높은 판매를 증명했다. 가격이 높은 차종의 판매가 늘며 남는 게 많았다는 얘기로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 역시 2.4%p 오른 9.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BMW의 영업이익률은 9.5%로 벤츠보다 높았지만 BMW그룹의 승용차 판매량이 벤츠보다 많은 52만6700대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실익은 벤츠가 거둔 셈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독일차 수요가 압도적으로 많은 국내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2조2045억원, 순이익 969억원을 달성하며 전년대비 매출은 62%, 순이익은 무려 180.6%나 늘었다. 반면 BMW코리아는 지난해 벤츠보다 많은 2조2999억원의 매출을 올렸음에도 순이익은 불과 201억원에 그쳤다.
판매 순위에서도 둘 간 격차는 드러난다. 4월 국내 수입차 판매량은 메르세데스-벤츠가 4136대를 팔아 1월과 2월 이후 BMW를 제치고 다시 1위를 탈환했다. 수입차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22.7%까지 올랐다. 베스트셀링카 10위권에도 3개 모델을 올렸다. E클래스 220 BlueTEC, S클래스 350 BlueTEC 4MATIC, C클래스 220 BlueTEC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라이벌인 BMW와 벤츠 모두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지만 결국 이익률이 높은 벤츠 모델의 판매량이 BMW 실적을 누른 것으로 해석된다”며 “양사 내놓는 라인업을 감안하면 이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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