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코스닥지수가 또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7년 4개월만의 최고치다. 시가총액도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전일대비 3.60포인트(0.17%) 오른 2143.50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7년 4개월 내 가장 높은 수치이며 연중 최고치다. 직전 최고치 기록은 지난 2008년 1월10일 달성한 713.36이다.
시가총액도 189조8000억원으로 역대 기록을 모두 앞섰다. 코스닥 상장사 시가총액은 지난 2008년 46조2000억원에서 2011년 106조원, 2014년 143조원 등 꾸준히 규모가 커지고 있다.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 역시 전년대비 58.1% 증가한 3조12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거래소 측은 코스닥시장 700선 회복 배경에 대해 ▲정부정책 효과 ▲시장 건전성 개선 ▲수급기반 확충과 투자주체 다변화 ▲미래성장 업종의 주도 ▲미래 성장동력 중심시장으로 시장 재편 ▲기업의 질적수준 향상 등을 꼽았다.
먼저 현 정부의 중소·벤처기업 육성 정책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다. 핀테크(IT-금융융합) 산업 육성, 신성장산업 지원 강화 등 정부의 코스닥시장 정책이 시장활성화의 주된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저금리기조와 내수 활성화 정책 등이 긍정적인 투자환경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상장기업의 불건전·불공정 행위 등이 감소하며 시장 건전성이 큰 폭 제고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거래소 측은 밝혔다. 불성실공시건수는 지난해 48건으로 2002년(43건) 이후 최저 수준이다. 횡령·배임 건수도 지난해 21건으로 횡령 발생 이슈가 대두됐던 2008년(93건)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2009년 2월 실질심사 도입 이후 부실·불건전기업의 신속한 퇴출이 이뤄짐에 따라 상장폐지 기업수도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외국인 및 기관의 매매비중이 11%를 넘어서는 등 투자주체가 다변화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코스닥이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운영돼 장기·안정적 투자 성향의 외국인과 기관의 시장참여가 미흡했다. 그러나 2013년 이후 기관과 외국인의 거래규모가 증가하며 시장영향력이 확대됐다. 이에 코스닥의 데이트레이딩 비율도 큰 폭 감소하며 단기매매에서 벗어나 중장기 매매 성향의 투자문화 기반이 조성됐다.
바이오·헬스케어 및 모바일 게임 등 문화콘텐츠 업종이 비중이 늘고 IT, 하드웨어, 통신방송의 비중이 줄어드는 등 미래성장 업종이 시장을 주도한 것도 코스닥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시총 상위기업이 통신 및 대기업 관련주에서 바이오, IT, 소프트웨어 등 기술성과 성장성이 높은 기업으로 교체됐다.
수익성 개선에 따른 상장기업의 질적 수준이 향상된 것도 코스닥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코스닥 상장기업의 매출액은 2005년 61조원에서 2014년 109조원으로 77.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조원에서 5조원으로 72.3% 늘었으며, 당기순이익도 1조원에서 3조원으로 149.9% 상승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그동안 코스닥시장은 2000년대 초반의 벤처 호황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지속 하락해 외형적·구조적 정체상태였다"며 "기술력과 성장잠재력이 있는 기업의 상장 촉진 및 시장건전화 노력에 따른 체질 개선으로 코스닥시장에 대한 재평가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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