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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세금체납자 관리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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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세금체납자 관리의 허와 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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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한 해 부과하는 세금은 200조원 남짓(2013년 기준)이다. 물론 세금고지서를 발부한다고 전부 국고로 들어오진 않는다.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그중 10%에 가까운 19조원 정도가 제때 납부되지 않는다. 기간이 지나서라도 현금으로 들어오는 경우는 약 9조원, 결국 10조원은 국가가 '떼이는' 셈이다. 사정이 이러니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 '유리알 지갑' 봉급생활자들이 억울할 수밖에 없다.


과세관청이 체납자 명단 공개, 출국 금지, 재산추적조사팀 운영 등 나름 노력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그 원인은 상당 부분 돈에 대한 '절박함'의 차이에 있다. 세금을 못 받아내도 월급이 꼬박꼬박 나오는 공무원과 그 돈이 없으면 생존하기 어려운 체납자의 돈에 대한 집착력은 아마추어와 프로 선수만큼 차이가 있다.

그렇다고 과세관청만 탓할 일도 아니다. 세금체납자들이 돈을 숨겨둔 곳은 주로 법의 사각지대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명의신탁이나 차명계좌를 이용하여 재산을 숨긴다. 그들이 애용하는 미술품과 골동품, 금 거래는 그 과정이 여전히 불투명하다.


조세정의 구현 차원에서 세금체납자를 엄벌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지만, 강조만 한다고 체납세금이 걷힐 리 만무하다. 세금징수를 위한 행정력은 주로 체납이 발생한 뒤 이를 관리하는 곳에 쓰인다.

세금체납 행위는 사람 몸을 해치는 암세포와 같다.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치료가 어렵고 국민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세금체납 행위를 사전에 차단하는 쪽으로 조세행정을 바꿔나가야 한다.


첫째, '납기 전 징수 제도'를 보다 적극 활용하여야 한다. 체납이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로 돈을 벌 때와 세금을 납부할 때의 시차가 1년 가까이 되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2014년 1월에 번 소득을 2015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 후 납부하는 것이 그런 경우다. 해당 기업에 부도 등의 징후가 감지되면 2015년 5월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그 전이라도 미리 고지서를 발부해야 한다. 평소엔 대출해가라고 사정하지만 막상 기업이 어려워져 떼일 염려가 조금이라도 있을 때는 벌떼처럼 달려들어 대출자금을 회수하는 은행을 참고하라.


둘째, '세금계좌'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소비자는 물품 등을 구입할 때 물건값과는 별도로 그 값의 10%를 부가가치세 명목으로 판매자에게 준다. 하지만 세금체납이 많이 발생하는 품목에 대해서는 아예 그 10%를 판매자에게 주지 말고(줘봤자 체납할 것이므로) 별도의 세금계좌로 이체하도록 해서 국가가 직접 회수하는 것이다. 현재 금지금(金地金) 거래는 이렇게 하고 있다(조세특례제한법 제106조의 4). 이를 보다 확대하는 것을 고려하자.


셋째, '성실납세자 세금체납액 탕감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평소에 성실하게 납세의무를 이행한 사업자인데 일시적 자금부족이나 경기침체로 어쩔 수 없이 세금을 체납했다면 한 차례 정도 해당 체납액을 탕감해주자는 것이다(현재는 완전 탕감이 아니라 일정 기간 세금납부를 유예하는 제도만 있다).


국가만 손해를 볼 수 있다고?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이들 기업의 재산을 압류하고 공매해봤자 현금으로 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은행 등이 이미 저당권을 설정해두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관련 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직장을 잃는다. 결국 국가에 다른 짐이 되어 돌아오는 것이다.


어차피 현금징수를 못할 사정이면 차라리 과감하게 '성실납세자'란 이름으로 탕감해주자. 기업을 존속하게 하는 것도 조세제도의 몫이다. 이는 경제활성화 방안도 된다. 물론 해당 기업 선정과정이 매우 투명하고 공정해야 할 것이다. 미국과 프랑스 등 선진국은 이미 성실사업자 세금탕감 제도를 두고 있다. 우리에게도 도입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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