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규제 완화 요구에 앞서 증권사 등 금융투자업계의 자정 노력을 당부했다.
황 회장은 6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로 미국이 규제완화에서 규제 강화로 돌아섰다"며 "한국도 동양사태, 개인정보 유출 등 업계 사고가 잇따라 규제완화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에 그 동안 밀린 숙제를 다 풀라고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며 "업계 스스로의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부 증권사가 고객의 수익률을 임직원 평가에 반영하는 것을 좋은 사례로 들었다.
황 회장은 "거래량, 매출을 늘리는 것보다 고객이 먼저"라며 "최근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등이 고객의 수익률을 임직원 평가에 반영하기로 한 게 좋은 현상"이라고 평했다. 금융투자업계가 본질로 돌아왔다는 설명이다.
증권사가 주식 거래 창구 뿐 아니라 자산운용업 전반으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투자자의 노후 대책 마련, 중산층 확대는 증권업계 전체의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증권사도 투자자의 수입, 금융지식, 위험성향, 감당 가능한 손실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자산관리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 교육, 청소년 투자 교육 등을 통해 투자자의 지식을 넓히고 신뢰를 쌓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세제 혜택 등 업계의 숙원 사업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황 회장은 "크라우드 펀딩법, 방문판매법, 해외펀드 세제 혜택 등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정부도 세금을 더 거두려다 거래가 줄어 세금이 감소하는 '세수의 역설'에 직면하지 않아야 하며 협회 차원에서도 업계 이익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증권사 수가 과도하게 많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강제로 구조조정하는 방향은 옳지 않다"며 "강력한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통합을 유도할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시장의 원리에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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