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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무제한 양적완화 2년…오르지 않는 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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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지난 4일을 기점으로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한지 꼭 2년이 됐다. 2013년 3월20일 BOJ 수장이 된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는 그해 4월4일 자신의 첫 번째 통화정책회의에서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했다.


시중에 풀린 돈은 두 배로 늘었다. 하지만 BOJ의 '2% 물가 상승률' 목표는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 BOJ가 통화정책을 운용하는데 목표로 삼고 있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신선식품 제외) 상승률은 지난 2월에 0%를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 보도에 따르면 BOJ가 시중에 공급한 화폐량을 나타내는 본원통화량은 3월 말 기준으로 약 295조엔이다. 2013년 3월 말 150조엔 수준에서 두 배로 증가한 것이다. BOJ의 본원통화량은 8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 중이다.


2013년 3월 -0.5%였던 근원 CPI 상승률은 지난 2월에 0%를 기록했다.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2월 근원 CPI 상승률은 2.0%였지만 지난해 4월 소비세율 인상 효과분이 2.0%이기 때문에 사실상 0%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일본 내에서는 BOJ의 2% 목표 달성은 어렵다는 견해가 강해지고 있으며 디플레이션 위험에서 확실히 벗어났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구로다 총재 입장에서는 정부의 소비세율 인상 강행 결정이 아쉬웠을 수도 있다. 소비세율 인상 직전 근원 CPI 상승률은 1.3%까지 올라 2% 목표 달성 기대감이 높았지만 소비세율 인상 후 하락세로 돌아서 0%선까지 하락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세계 원유 가격 하락은 엎친데 덮친격이 됐다. 유가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BOJ도 10월 말 연간 본원통화량 목표를 기존 60~70조엔에서 80조엔으로 확대하면서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현재까지 근원 CPI 상승률은 계속 하락하며 BOJ의 양적완화 확대 대응을 무색케 하고 있다.


물론 BOJ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없는 것은 아니다. BOJ의 양적완화는 엔화 약세를 유발해 기업들의 실적을 개선시키는데 기여했다. 기업들은 임금 인상에 나서고 있으며 수출과 생산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2000년 이후 처음으로 2만엔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하지만 구로다 최종 목표로 삼았던 소비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으며 이에 물가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고민거리가 될 수 밖에 없다. 풀린 돈의 힘으로 주가는 치솟고 있지만 되레 또 다시 거품 경제만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극단적 비관론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2분기에 근원 CPI 상승률이 다시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이라는 불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구로다 총재는 현재 물가 하락은 유가 하락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하반기에는 CPI 상승률이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구로다 총재는 지난달 20일 취임 2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도 올해 1월까지 20개월 연속으로 근원 CPI가 전년동월대비 상승을 기록한 것을 강조하며 디플레이션 심리는 분명히 변했다고 주장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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