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TV 중계권 덕에 지난 시즌 1.9억파운드 사상최대 순이익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2012년 맺은 대박 TV 중계권 계약 덕분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축구 클럽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졌다.
회계법인 딜로이트가 2013~2014시즌 EPL 20개 팀들의 손익계산서를 분석한 결과 전체적으로 1억9000만파운드의 사상 최대 순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PL 20개 팀들의 전체 손익계산이 순이익을 기록한 것은 1998~1999시즌 이후 16 시즌만이다. 또 1억9000파운드는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던 1997~1998년 4억9000만파운드의 네 배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2012년 맺은 대박 TV 중계권 계약이 EPL 클럽들에 돈다발을 안겨준 셈이다. 2012년 EPL 사무국은 2013~2014시즌부터 2015~2016시즌 3개 시즌 TV 중계권 계약을 30억1800만파운드에 맺은 바 있다. 이전 3개 시즌 중계권료 17억7300만파운드에 비해 70% 급증한 금액이었다.
2013~2014시즌은 대박 중계권 계약 첫 시즌이었고 이전까지 적자를 면치 못 하던 EPL 팀들은 급증한 중계권료 배당을 받으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대박 계약이 터지기 전까지 EPL 클럽들은 적자를 면치 못 했다. 2012~2013시즌까지 10개 시즌 동안 EPL 클럽들은 누적 26억파운드의 손실을 기록했다. 맨체스터시티는 2012~2013시즌까지 5개 시즌 동안에만 2억2100만파운드의 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3~2014시즌 상황은 바뀌었다. 리버풀은 7년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리버풀은 지난해 5월 마감된 2013~2014회계연도에 90만파운드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2012~2013회계연도에는 리버풀이 4980만파운드 순손실을 기록했다.
리버풀의 2013~2014회계연도 매출은 19% 급증한 2억5560만파운드를 달성했는데 이 중 1억90만파운드가 미디어 부문 매출이었다. 미디어 부문 매출 증가율은 무려 46%를 기록했다.
EPL 클럽들의 주머니 사정은 향후 몇 년간 여유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PL 사무국은 지난달 11일 2016~2017시즌부터 2018~2019시즌까지 3개 시즌 TV 중계권 계약을 새로 맺었는데 2012년의 30억1800파운드보다 또 70% 증가한 51억3600만파운드에 계약을 맺었다.
EPL이 2013~2014시즌부터 '재정적 페어플레이(Financial Fair Play)' 규정을 적용한 것도 흑자전환의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FFP는 유럽축구연맹(UEFA)이 유럽 부자 축구 클럽의 과도한 재정지출을 억제하기 위해 2009년 9월 합의한 원칙이다. EPL은 2013~2014시즌부터 FFP 원칙을 적용해 3년간 손실이 1억500만파운드를 넘을 경우 승점 삭감 제재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FFP가 적용되면서 EPL 클럽들은 선수 급여 인상을 최대한 억제했다.
2013~2014시즌 EPL 클럽 선수 급여는 6% 올라 19억파운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매출 대비 급여 비율은 58%를 기록해 2012~2013시즌 71%에 비해 크게 떨어졌고 1998~1999시즌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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