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스 펀드, 원유 파생상품에 투자‥과감한 역발상으로 시장 흐름과 반대 방향에 베팅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과감한 역발상으로 시장의 흐름과 반대 방향에 베팅하는 '청개구리 투자'에 나서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2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 및 KG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피 지수를 역추종하는 리버스 펀드에 425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리버스 펀드는 코스피 지수 흐름과 반대로 움직이는 인덱스 상품이다. 코스피 지수가 오르면 수익률이 하락하고 코스피 지수가 내리면 수익률이 상승한다. 코스피 지수가 올해 6.5% 상승했는데도 리버스 펀드에 425억원이 유입된 것은 코스피가 하락 반전을 할 것이라고 예상한 투자자들이 그만큼 늘었다는 뜻이다. 박스권 움직임을 보여 왔던 코스피가 최근 2040선을 돌파하면서 대세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반대 방향에 베팅한 셈이다.
실제로 투자자들은 국내 인덱스 펀드에서는 자금을 뺐다. 올 들어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K200인덱스 펀드에서는 4106억원, 기타 인덱스 펀드에서는 5561억원이 유출됐다. 코스피 지수가 오르면서 수익률을 회복한 투자자들이 펀드 환매에 나선 데다 신규 투자 자금도 유입되지 않아서다.
원유 파생상품에서도 최근 역발상 투자 전략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유가 급락으로 앞서 원유 펀드나 원유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한 사람들이 원금손실 공포에 시달리고 있지만 올 들어 저가 매수를 노린 뭉칫돈이 원유 파생상품에 유입되고 있다.
원유 펀드에는 올해 3855억원이 들어왔다. 지난 1년간 유입 자금이 4395억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최근 3개월간 집중적인 자금 유입이 이뤄진 셈이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대로 떨어졌지만 유가가 바닥을 찍고 앞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둔 이들의 베팅이다.
투자 종목을 고르는 데 있어서도 개인들의 역발상 투자는 활발하다. 최근 일주일간 개인 투자자들은 갤럭시S6 출시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삼성전자는 매도한 반면 검찰 수사중인 포스코(POSCO)는 적극 매수했다. 장바구니에 삼성전자를 담고 포스코를 비운 기관과는 정반대의 움직임이다.
이 밖에도 일본 토픽스 지수를 역추종하는 'KINDEX 합성-일본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올 들어 기관은 매도세인 반면 개인은 17거래일을 제외하고는 매수에 나서고 있다. 일본 토픽스 지수가 연일 오르는 가운데 기관은 추가 상승을 점쳐 자금을 뺐지만 개인은 하락 반전을 예상해 매수에 나선 것이다. 올 들어 토픽스 지수는 13.1%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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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역발상 투자는 리스크가 큰 만큼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입을 모은다.
김현빈 한국투자신탁운용 ETF 전략팀장은 "인버스 상품이나 레버리지 상품은 수익률 하락시 손실폭이 크고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런 경향이 더욱 뚜렷해진다"며 "이 상품들은 시장 방향에 대한 강한 확신이 있을 때 단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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