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상반된 선택 눈길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한솔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기관투자가들의 지분 투자 행보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최대 큰 손인 국민연금과 가치투자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서로 반대되는 선택을 해 눈길을 끌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지난해 8월 한솔제지가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을 결정한 뒤 지주사인 한솔홀딩스 지분을 5% 미만으로 줄였다. 지난해 8월6일 기준 6.79%였던 지분율이 연말 3.84%로 축소됐다.
반면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자산운용은 올 초 한솔홀딩스가 재상장하자 지분을 5% 이상 확보한 뒤 지난 6일 기준 지분율을 6.65%까지 늘렸다. 국민연금은 한솔제지의 인적분할 전후로 한솔홀딩스 지분율을 13% 초반대로 유지해 지분율 변동이 거의 없었다.
인적분할로 신설돼 지난 1월26일 재상장한 한솔제지의 경우 반대 양상을 보였다. 국민연금은 한솔제지 지분을 내다팔아 상장 당시 지분율이 13.25%에서 지난 2월2일 현재 9.99%로 내려갔다.
반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한솔제지 지분율이 3.84%에서 지난 5일 기준 5.34%로 늘었다. 한화자산운용도 지난달 23일 기준 한솔제지 지분을 5.30% 확보했다고 신규 보고했다.
국민연금은 지주사인 한솔홀딩스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등은 사업회사인 한솔제지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각사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더 성공적인 투자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솔홀딩스 주가는 지난해 기업분할 결정 발표 직전인 8월6일부터 지난 23일까지 39.1% 하락한 반면 한솔제지 주가는 재상장 이후 24.6% 올랐기 때문이다. 한솔홀딩스의 변경상장일인 지난 1월26일 이후 주가를 비교해 봐도 8.4% 올라 한솔제지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한솔제지의 경우 실적 부진 자회사가 한솔홀딩스 밑으로 넘어가면서 부담을 덜었지만 한솔홀딩스는 실적 부진 자회사에 대한 자금 지원 우려가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경우 지주사와 자회사 간 주가 희비는 기업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며 "기업별 재무구조와 현안 등에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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