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김대환’ 이라는 석자를 포털에서 검색하면 메인 결과로 이종격투기 선수를 볼 수 있다. 1979년생으로 격투기 해설도 겸하고 있다. 그 다음에도 나오는 인물은 또 다른 이종격투기 선수 1987년생 ‘김대환’이다.
노사정 대타협안을 도출해 내야 하는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김대환 위원장은 네 번째에 뜬다. 그는 1949년생으로 이미 2004년부터 2006년까지 노동부장관을 역임하고 2013년 6월부터 노사정위원장을 맡고 있다.
노사정위원회는 작년 12월 23일 ‘노동시장 구조개선의 원칙과 방향’에 대해 기본합의를 도출했다. 그리고 3월말까지 대타협안을 내놓겠다고 공언했다.
이제 대타협안을 내놔야 할 시점이 불과 8일 앞으로 다가왔다.
김 위원장은 23일 언론사 경제.사회부장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다양한 질문과 답이 오갔다. 최선을 다하고 있고 구체적인 안에 대해서는 함구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을 전달했다. 그러나 대타협안 도출에 대해서는 일정부분 자신감을 가진 듯 했다.
어찌보면 김 위원장은 이종격투기의 심판이자 선수다. 노측의 공세에 사측의 입장을 이해시켜야 하고 사측의 양보를 이끌어 내야 하는, 한마디로 ‘때리기도 하고 맞기도 하고 중간에 심판도 봐야 하는 ‘1인 3역’인 셈이다.
위원회가 이날 내놓은 ‘전문가그룹 논의결과’ 책자를 보더라도 통상임금, 근로시간단축 연착륙을 위한 법제도 정비 등 어느하나 노사정이 입을 한 곳에 맞춘 곳은 없다.
그는 “자신은 법적, 행정적으로 권한이 없는 사람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고 노사정이 타협안을 이끌어내도록 조율하는 역할”이라고 한 것도 그의 처지를 대변한다.
유독 ‘사회적 자산’이라는 표현을 수차례 언급했다. 노조의 파업 가능성에 대해서도 노사정 대타협은 향후 사회적 자산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지금이 노동시장 이중구조개혁을 이룰 골든타임이며 어떤 내용이든 노사정이 타협을 추구한 것 자체가 ‘사회의 값진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대타협안이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이는 현세대를 넘어 미래세대를 위한 주춧돌이 될 것이란 믿음 때문이다.
그의 욕심은 현재의 노동시장구조 왜곡이 근시안적으로 이뤄져 온 것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있다.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과정에서 총량성장해 왔고 외환위기 당시 기초경제체계가 흔들리며 그 파급효과가 (비정규직 확대 등)일자리로 확산됐는데 그 이후 대증요법으로 대응하다 지금까지 이중구조가 심화돼 왔다는 것이다.
한쪽으로 승패가 치우치지 않게 무승부를 만들어 노사의 양손을 다 들어줘야 하는 게 김 위원장의 역할이다.
차라리 싸워서 상대방을 넉다운시켜 이겨야 빛이 나는 이종격투기선수의 입장이 더 나을 수도 있다.
대타협안 발표일인 3월말까지 남은 8일은 왜곡된 노동시장에서 우리의 미래세대가 좌절하고 절망하지 않도록 현 세대가 허비하지 말아야 할 골든타임이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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