낼 돈과 탈 돈 확 달라지는 4월 보헙업계

저금리 쓰나미에 빠진 보험사…4월 산적한 변수
경험생명표 개정·예정이율 인하…평균수명·암 발생률 증가 반영
신한·한화 등 新종신상품 등 준비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1%대 초저금리 시대'의 개막과 함께 4월부터 경험생명표 개정과 예정이율 인하가 예고되면서 보험업계가 분주하다. 고객의 보험료와 수령액이 두 변수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더불어 실손의료보험의 자기부담금도 20%로 확대되는 것 역시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내달부터 평균수명과 암 발생률이 높아진 8차 경험생명표가 적용된다. 경험생명표는 보험개발원이 보험 가입자들의 성별과 연령별 사망률을 예측해 만드는 것으로, 3년마다 개정된다. 보험사들인 이를 참조해 보험료와 지급액을 산정한다. 이번 8차 경험생명표에서 평균수명은 남자 80세에서 81.4세로, 여성은 85.9에서 86.7세로 늘어났다. 평균수명의 증가로 연금을 수령하는 기간이 늘어나게 되면서 종신연금 월 수령은 줄어들게 된다. 보험업계에서는 연금수령액이 최대 16% 정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새 경험생명표에서는 암 발생률도 남녀 각각 11%, 22%씩 증가했는데 이는 위험률 상승 요인으로 여겨져 향후 암 보험료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연금액의 경우 총 수령액은 변화가 없지만 평균수명 증가로 월 수령액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경험생명표 변경에 따라 연금보험과 암보험 모두 이달내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예정이율 인하도 보험료를 인상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자산운용을 통해 보험상품에 반영하는 수익률로 보험료를 인상 혹은 인하하는 기준이 된다. 보험사들은 4월부터 예정이율을 0.25% 낮추게 되는데 이로인해 보험료가 약 7% 오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예상 운용수익이 줄어 보험료를 많이 거두게 되기 때문이다. 예정이율은 흔히 표준이율에 연동이 되는데, 금융당국은 지난 1월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표준이율을 3.5%에서 3.25%로 인하한 바 있다. 이달 기준금리가 또 인하되면서 내년 1월 표준이율이 인하될 여지가 있는 셈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표준이율과 예정이률로 적립하는 책임준비금 중 규모가 큰 것을 적립해야 한다"며 "4월이 예정이율을 반영한 보험료가 적용되기 때문에 다소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실손의료보험 자기부담금도 4월부터 2배로 오른다. 금융당국은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과도하다고 판단하고 4월부터 자기부담금 10% 상품의 판매가 금지했다. 앞으로 실손보험에 가입하는 고객들은 의료비의 20%를 본인이 부담하는 상품에만 가입이 가능하다.

대신 자기부담금이 높아진 만큼 보험료는 낮아진다. 하지만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보험료가 낮아지는 폭이 1000원 가량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기부담금 20% 상품이 보험료가 더 저렴하긴 하지만 그래도 실제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의료비가 적은 10% 상품이 더 유리하다고 본다"며 "실손보험은 15년 만기 재가입 규정이 있는 만큼 기존 자기부담금 10% 상품에 가입한 사람은 만기 때까지 이를 유지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신한ㆍ한화생명 등 생보사들은 내달 1일부터 종신보험에서 지급하는 사망보험금을 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연금 종신보험을 내놓는다. 현재 종신보험은 납입기간이 끝나면 사망보험금만 받을 수 있지만 새로운 연금 종신보험은 만기 후에도 사망보험금을 담보로 매달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한편 4월부터 보험설계사와 계약을 맺으면서 불공정행위를 한 보험사에 과태로 700만원이 부과된다. 위탁계약서에서 정한 해지요건 외의 사유로 모집 위탁계약을 해지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수수료를 미지급(혹은 지연 지급)하는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수수료를 환수하는 행위 등이 불공정행위로 간주된다.

한 보험사의 관계자는 "내달 제도의 변화가 많은 만큼 마케팅 전략도 달라져야 할 걸로 보고 있다"며 "이달 금리인하와 더불어 앞으로도 추가적인 변화가 있을지도 몰라 경제전반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