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례 기준금리 인하에도 작년 이후 5곳 중 1곳만 조정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금융투자회사들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3차례 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금리 인하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탁금과 관련한 수신이율은 재빠르게 낮추고 있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18일 금융투자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평균 담보대출 금리가 은행권 담보대출 금리보다 최대 2.5배 이상 높았다. 시중은행의 가계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연 3.35~3.71%, 가계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연 4.96%인데 조사대상 20개 국내 증권사들의 증권담보융자 평윤 이자율은 연 8.15~8.54%나 됐다.
특히 한국은행이 지난해 이후 3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동안 주식 담보대출 이자율에 변화를 준 곳은 전체 증권사의 20%에 불과했다.
단기(1~15일 기준) 증권담보융자 이자율이 가장 높은 국내 증권사는 KB투자증권으로 연 11.7%에 달했다. 가장 낮은 증권사는 현대증권으로 연 7%였다. 180일 초과하는 경우 증권담보융자 이자율은 연 12%에 달했다. 이들 증권사의 평균 연체이자율은 연 12.89%로 가장 낮은 곳이 연 10%, 가장 높은 곳이 연 15%에 달했다.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최대 10.50%(180일 초과 기준)였다.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가장 높은 곳은 연 13%, 가장 낮은 곳은 연 8.7%였다. 90일 이상 돈을 빌려주지 않는 곳도 상당수였다.
고금리인 증권담보융자와 신용거래융자에 비해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투자예탁금 이자율은 최저 연 0.1%인 것으로 조사됐다. 1억원을 예탁하는 경우 연 2%가 넘는 이자율을 적용하는 곳은 현대증권 단 한 곳에 불과했다. 일부 증권사는 일정금액 이하의 예탁금에 대해서는 이자를 지급하지 않았다.
국내 증권사들은 대출이자율 인하에 인색한 이유로 '불안정한 담보가치'와 '자본조달의 어려움'을 꼽았다. 증권사로 들어오는 자금은 대부분 주식가격과 연동하기 때문에 적정한 담보가치를 부과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대출을 위해 조달해야하는 자금과 관련한 비용도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지난 2012년 은행 등을 대상으로 제정된 대출금리 모범규준을 금융투자회사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그동안 증권업의 특성을 고려해 주식담보대출 이자율 등을 자율에 맡겼지만 최근 금융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분위기를 감안해 2012년 대출금리 모범규준에 준하는 권고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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