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개혁 위해서는 금감원 협조 필요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혼연일체(渾然一體ㆍ완전한 하나가 되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자신의 바람을 담은 액자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에게 선물했다. 취임 후 첫 외부일정으로 금감원을 찾은 자리에서다.
18일 오전 임 위원장은 금감원을 방문해 진 원장에게 "금융개혁을 함께 잘 해나가자"며 덕담을 나눴다. 임 위원장이 '혼연일체'라는 글귀가 적힌 액자를 진 원장에게 선물한 것도 금융개혁을 위해서는 금융위-금감원 공조가 중요하다는 뜻을 전하기 위해서다.
임 위원장은 내정자 신분 시절부터 취임사에 이르기까지 금감원과의 공조를 수차례 강조했다. 17일 금융위에서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는 "금감원은 유능한 파트너이자 동반자"라며 "두 기관이 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도록 권한과 역할을 명확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취임 후 첫 공식 방문지로 금감원을 선정했다. 방문해서 금감원의 협조를 구하고, 한 배에 같이 타주길 부탁할 것"이라며 몸을 낮췄다. 정책기구인 금융위와 감독기구인 금감원이 협업하지 않고서는 당면과제인 금융개혁을 실현할 수 없다는 임 원장의 속내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임 위원장이 밝힌 금융개혁안에도 금감원과의 협조 체제가 대거 포함됐다. 금융위-금감원으로 구성된 '금융개혁 현장점검반'을 운영할 계획이며 금융위ㆍ원 합동 상설조직으로 '금융개혁 전담조직'도 출범한다. '금융개혁회의'에는 금감원장이 참석하고 '금융개혁 추진단'에는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구성원에 포함된다.
임 위원장을 맞이한 금감원 측은 이례적이라면서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금융위원장이 금감원을 방문한 건 2012년 금융위가 사옥을 이전한 후 처음이다. 그간 양 기관은 금융제재를 두고 여러차례 갈등을 벌여왔다. 일선에서 금융사를 상대하는 금감원과 상급기관인 금융위 사이에는 주요 이슈 때마다 시각 차가 드러났다. 최근에는 금융소비자보호원 설치, KB사태 등으로 골이 깊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임 위원장이 직접 금감원을 방문해 손을 내민 만큼 양 기관의 해묵은 감정은 조금씩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임 위원장은 가계부채 급증과 관련 "주택담보인정비율(LTV)ㆍ총부채상황비율(DTI) 규제를 당장 바꾸거나 손댈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또 "금융회사의 수수료 금리 배당 등에 대해 자율성 원칙을 보장해 시장의 가격 결정 기능을 존중하겠다"며 금융사 경영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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