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삼성그룹이 오너 3세 지배구조상 제일모직을 통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지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그룹의 정점에 있는 기업인 제일모직의 최대주주가 이재용 부회장이고 그룹의 주축인 삼성생명의 2대주주이기 때문에 지배구조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제일모직은 두 가지 점에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상 제일 상위에 있는 기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첫째는 삼성그룹의 오너가 최대주주이며, 둘째는 삼성그룹의 가장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지분을 계열사중 가장 많이 가진 삼성생명의 2대주주이기 때문"이라고 전제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제일모직의 최대주주는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으로 23.2%를 갖고 있으며, 뒤를 이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이 7.7%씩 소유하고 있다. 또 제일모직은 삼성생명의 지분을 19.3% 소유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1대주주는 이건회 회장으로 20.7%를 소유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오너가 가진 기업이라고 해서 다 정점에 있을 것으로 추측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오너가 대규모 지분을 가졌기에 해당 기업이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중요하고 관심이 집중되기는 하지만 투자 목적인지, 소유 목적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일모직의 경우 제일모직이 가진 계열사의 지분율을 고려할 때 투자 목적이라기보다는 소유 목적이 더 강할 것으로 예상했다. 즉 지난해 계열사의 지분과 사업구조를 간소화하고, 연말에는 삼성SDS와 제일모직을 동시에 상장한 삼성그룹이 오너 3세 지배구조상 제일모직을 통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지배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
제일모직은 기존 에버랜드와 제일모직의 패션사업부문이 합쳐진 조직으로 사업구조는 패션, 식음서비스, 건설, 레저로 구성돼 있다. 계열사는 11개가 있으며, 이중 패션 계열사가 7개사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기존 에버랜드의 대표적인 사업인 식음서비스는 2013년12월 삼성웰스토리이라는 사명으로 물적분할해 제일모직의 100% 자회사이며, 패션사업은 2013년 12월 양수했고, 이듬해 1월 건물관리사업을 에스원에 양도했다. 2013년말 패션사업이 추가됨으로써 전체 매출에서 패션이 3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FC(식음서비스) 30%, 건설 25%, 레저 9% 순이다. 영업이익은 식음서비스가 45%로 가장 높으며, 건설 28%, 패션 21%, 레저 5%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제일모직은 4개의 사업부가 각기 안정성, 성장성, 시장성을 갖춤에 따라 사업구조가 매우 조화롭다"며 "확실히 독보적인 경쟁력과 점유율을 가진 사업부가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업부는 그룹내 수요를 담당함으로써 매우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지니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룹의 역량을 집중해 성장여력이 높은 사업부가 있는가 하면 국내에서의 높은 브랜드인지도를 바탕으로 한국에 호감을 많이 갖고 있는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지역에 진출하는 것은 성공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경쟁 요소"라고 진단했다.
한편 지난해 전사 매출액은 5조1295억원, 영업이익은 2139억원으로 전년대비 개선됐으며, 개선 추세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그룹비중이 큰 사업부는 계열사의 해외진출에 동반 진출로 외형이 성장하고, 그룹의 생산관리 노하우를 전수받아 원가개선으로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올해 매출액은 5조6020억원으로 9.2% 증가가 예상되고, 영업이익은 3028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전년대비 1.2%p 상승한 5.4%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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