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8일(이하 현지시간) "이란과 검증 가능한 핵협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협상장을 박차고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 방영된 CBS방송의 시사대담 프로그램인 '선데이 모닝'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란이 핵무기를 얻지 않겠다는 점을 검증할 수 없다면, 다시 말해 이란이 속이더라도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시간(브레이크아웃 타임)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이란이 (핵무기를 확보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하는) 검증과 규제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란은 그러나 아직 '예스(Yes)'라고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 핵협상은 이미 1년 넘게 진행돼왔기 때문에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이제 협상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의지가 중요한 국면에 이르렀다"고 이란을 압박했다. 그는 "좋은 소식은 협상기간 이란이 합의를 순조롭게 이행해왔으며 핵프로그램을 더는 진전시키지 않은 점"이라며 "이번 협상을 통해 우리가 잃을 건 없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언급은 오는 1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재개되는 이란과의 핵협상을 앞두고 핵심쟁점인 ‘브레이크 아웃 타임’ 등을 둘러싼 이란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압박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일부터 스위스 몽트뢰에서 진행된 협상에서 양측은 '브레이크아웃 타임'(핵무기를 제조하기로 결정한 순간부터 핵물질을 확보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얼마로 설정할지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는 데 실패했다. 미국은 브레이크아웃 타임을 최소 1년 이상 확보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란은 핵무기를 개발 의도가 없었기 때문에 이 같은 제약이 불필요하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같은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 "현재 협상안은 이란이 핵무기를 만드는 광범위한 핵 인프라를 갖게 하는 것이고 10년간에 걸친 제재의 해제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가드를 내린다면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과 이란과 같은 전체주의 정권에 관한 한 핵 감시 활동을 신뢰하지 않는다"며 "북한의 경우 전혀 (핵 감시가) 작동하지 않았으며 북한은 숨바꼭질만 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어 "이것은 오바마 대통령 개인에 대한 신뢰의 문제가 아니라 (이스라엘의)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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