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전자가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수합병(M&A)를 통해 새 사업 기회를 찾기 위해 현금성 자산을 최대한 늘리고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늘려 실적 부진으로 인한 위기를 넘기기 위해 전열을 재정비 하는 등 위기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8일 삼성전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은 61조8173억원으로 집계된다. 전년 대비 13.4% 늘었다. 하반기부터 급격하게 실적이 악화됐지만 현금성 자산은 오히려 증가한 것이다.
실적 부진에도 현금성 자산이 증가한 까닭은 허리띠를 바짝 졸라맸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임원들의 성과급 일부 반납과 임원 및 직원들의 연봉 동결을 결정했다. 실적이 감소하긴 했지만 크게 나빠진 것은 아니다. 무선사업부의 실적이 급감했지만 여전히 많은 이익을 내고 있고 반도체의 경우 매 분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비상경영에 준하는 위기경영에 돌입했다. 광고선전비를 비롯한 마케팅비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광고선전비는 3조7736억원으로 전년 대비 9.4% 줄었고 판매촉진비는 7조7606억원으로 3.2% 줄었다.
이처럼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며 60조원의 현금을 확보한 것이다. 막대한 현금 보유액을 늘린 배경은 M&A를 통해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다. 지난해 상반기 부터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8건에 달하는 크고 작은 M&A에 나섰다. 그 결과 디지털 콘텐츠 시장서 영향력을 크게 늘릴 수 있었다.
무료 음악서비스인 '밀크'와 사물인터넷 플랫폼, 갤럭시S6에 탑재된 '삼성 페이' 등은 모두 삼성전자가 M&S 이후 본격적인 사업에 나서고 있는 분야다. 음악은 엠스팟, 사물인터넷은 스마트싱스, 삼성 페이는 루프페이 등 인수합병한 회사 인력들이 주축이 돼 디지털 콘텐츠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분야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M&A 행보는 계속될 전망이다. 막대한 현금을 바탕으로 새 먹거리 찾기에 본격 나설 방침이다.
회사 내부의 R&D 역량도 계속 높이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R&D 비용은 총 15조3255억원으로 매출 대비 7.4%에 달한다. 직전 연도와 비교할때도 3.7% 늘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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