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 1월 이어 2월에도 역대 최고
강남3구 거래는 줄고 강서·금천·노원은 늘어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두 달 연속 사상 최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전세난을 견디다 못한 세입자들이 내 집 마련으로 돌아서면서 서울에서도 강서와 금천, 노원 등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지역에서 매매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모두 8144건으로, 정부가 실거래가격과 거래량을 공개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2월 거래량으로는 가장 많았던 작년 7834건을 훌쩍 넘어섰다.
비교적 긴 구정 연휴가 있었지만 전년동기대비로는 4.0%, 전월대비로는 18.6% 늘어난 규모다.
앞서 지난 1월에도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6861건을 기록하며 직전 최대치였던 2007년 1월 거래량 6183건을 돌파, 1월 거래량으로는 최대치를 경신한 바 있다. 연초부터 1~2월 연속으로 그 어느 때보다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서울시의 실거래 자료는 거래일 기준 60일 이내에 신고된 내역을 집계하기 때문에 정확히 해당 월의 거래량만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지만, 월별 거래량 추이를 파악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지역별로는 강서구와 강동구, 종로구, 서대문구 등 비강남권이 지난해 거래건수를 크게 웃돌았다.
강서구에서는 2월 거래량이 613건으로 지난해 2월 401가구보다 52.9%, 한달 전인 1월 439건보다는 39.6% 증가했다. 강동구의 거래량은 524건으로 지난해 384건에 비해 36.5%, 1월 392건에 비해서는 33.7% 늘었다.
서대문구는 252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6.0% 늘었고, 금천구가 140건(23.9%), 노원구 804건(20.4%), 시내 중심지인 종로구의 거래도 83건(27.7%)이었다.
반면 강남구의 2월 거래량은 515건으로 작년에 비해 18.5% 줄어들었다. 서초구는 447건, 송파구는 444건으로 각각 10.4%, 13.5% 줄었고, 관악구(-13.5%), 동작구(-11.5%), 용산구(-41.9%) 등도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서울의 아파트 거래가 급증한 것은 가파르게 상승중인 전셋값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세입자들이 저금리 주택담보 대출 등을 활용해 집을 구매하는 방향으로 확실히 돌아섰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세 보증금 상승 등으로 전세난은 심화되는데 주택구매 수요를 촉진시키려는 정부의 저금리 기조는 계속되고 있다"며 "강남이 아닌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지역의 거래건수가 크게 늘었다는 것은 투자수요보다는 실수요자 위주로 거래가 이뤄졌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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