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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으로 돈번 대학생, 모교에 장학금 쾌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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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4학년 박철상씨, 자산운용과 학업 병행…5년간 4억5000만원 지원

자산운용으로 돈번 대학생, 모교에 장학금 쾌척 박철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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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학우들의 꿈을 응원하고 싶었습니다." 대학 재학생이 학내 장학기금을 만들어 총 4억5000만원을 지원하기로 해 화제다. 주인공은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박철상(30·사진)씨. 경북대는 박씨가 우선 출연한 9000만원으로 '복현장학기금'을 신설한다고 27일 밝혔다. 박씨는 이 기금에 매년 9000만원씩 5년간 총 4억500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자산운용 업무와 학업을 병행해온 박씨는 특정 펀드를 기부 재원 마련에만 활용하고 있다.


재학생의 신분이지만 박씨가 장학금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과거 안타까운 사건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는 "2013년 당시 재학생이 기부하는 게 주제넘은 짓이라고 생각하다가 가정 형편이 어려워 일을 하던 한 학생의 억울한 죽음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며 "그 때 10년 후에는 학교에 기금을 만들어 장학금을 기부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당시 학교에 발전기금 1억원을 쾌척하기도 했던 박씨가 10년 뒤 목표로 삼았던 기금 설립을 8년이나 앞당긴 데는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가 큰 작용을 했다. 그는 "사고 후 잠도 안 오고 손에 일도 잡히지 않았다"며 "진도와 안산을 돌아다니며 봉사활동을 해도 잡히지 않는 마음을 다잡기 위해 기금 출연을 서두르게 됐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박씨는 자신의 기부 활동이 널리 알려지는 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자산운용가라는 직업의 특성상 이해관계와 얽힌 행동으로 보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2013년 발전기금 기부가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서는 그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의견도 있었다고 한다. 그는 "오히려 남들이 몰랐으면 좋겠지만 학생들에게 장학금 설립 목적을 알려야 할 필요를 느꼈다"고 말했다.


경북대는 3월 초 공모를 통해 복현장학기금 장학생을 선발할 계획이다. 인성과 재능, 경제적 형편 모두가 고려되며 지원자는 1차 서류 및 에세이 검증, 2차 면접을 거쳐야 한다. 박씨는 "각기 다른 진로를 가진 장학생들에게 적합한 멘토를 연결해 주는 등 사후 관리에도 힘 쓸 것"이라고 밝혔다.


황석근 경북대 총장 직무대리는 "자신의 성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을 살피고, 자신의 것을 나눌 수 있는 학생이 있다는 사실이 무척 자랑스럽다"며 "장학기금의 취지를 살려 미래의 큰 꿈을 꾸는 청년들에게 이 장학금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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