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대신 폰으로" 삼성, 루프페이 인수…모바일 결제 플랫폼 생태계 구축 본격화
갤럭시S6부터 '삼성페이'…폰만 있으면 통화 문자 검색 결제까지 한번에
카드 리더기 보급돼야하는 '애플페이'와 달리 美 내 유통점 90%서 이미 사용 가능
"핀테크 시장에서 삼성·애플 재격돌"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모바일 결제 솔루션업체 루프페이(LoopPay)를 인수하고 모바일결제 플랫폼 생태계 구축 계획을 공식적으로 알리고 나섰다. 금융과 기술을 결합한 핀테크 시장에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너도 나도 뛰어든 가운데, 대표 스마트폰 메이커 삼성·애플이 카드 대신 폰을 내세운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다시 한 번 격돌하게 됐다.
◆"삼성, 루프페이 안고 美 유통점 90% 접수"= 삼성전자는 18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에 위치한 모바일 결제 솔루션 업체 루프페이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루프페이는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Magnetic Secure Transmission) 관련 특허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MST 기술은 신용카드 정보를 담은 기기를 마그네틱 방식의 결제 단말기에 가까이 대면 결제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루프페이의 강점은 간편하고 활용 범위가 넓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에 처음 한 번만 신용카드 정보를 등록하면 루프페이 앱과 스마트폰 케이스가 연동돼 이후에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이 방식을 쓰면 기존의 결제 단말기를 교체할 필요 없이 미국 매장 대부분에서 모바일 결제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수퍼마켓 등 미국 내 유통점의 90%에서 쓸 수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모바일 결제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고 사용자들에게 안전하고 편리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루프페이가 구축해온 은행·카드사 등과의 협력 관계를 이용해 모바일 커머스업계에서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 대표는 "삼성전자는 안전하고 편리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며 "이번 인수로 전 세계 모바일 커머스 분야의 혁신을 선도하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S6만 챙겨 카페·편의점…드러난 '삼성페이' 윤곽"= 다음 달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5'에서 공개되는 삼성전자의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에 탑재될 결제서비스 '삼성페이'에도 루프페이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루프페이는 앞서 휴대용 건전지 업체인 엑스팔파워와 함께 갤럭시S5, 갤럭시노트4용으로 루프페이 시스템을 칩에 내장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루프페이의 기술은 현재 스마트폰 케이스에 부착하는 형태로 서비스가 가능하다. 갤럭시S6의 케이스에 루프페이 앱과 연동 가능한 부품을 넣어 신용카드 정보를 한번만 입력하면 이후에도 갤럭시S6만 가지고도 결제를 진행할 수 있게 되는 형태다. 루프페이는 미국 내에서 1000만개 이상 가맹점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 '삼성페이'는 시작하자마자 1000만개 이상 가맹점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애플, "아이폰6 돌풍 안고 '애플페이' 키운다"= 애플의 '애플페이'는 미국 내에서 한발 앞서 그 세를 확장해가고 있다.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달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약 750개의 은행과 신용조합이 애플페이 서비스 지원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애플이 최초로 밝힌 500곳보다 더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10월 미국시장에서 론칭된 애플페이는 지문인식센서 '터치ID'와 근거리무선통신(NFC)을 활용한 지불결제기능이다. 신용카드 정보를 먼저 저장해둔 후 플라스틱 카드가 아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애플워치'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마스터카드, 비자 등 신용카드업체와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등과 같은 대형은행과 제휴를 맺었다. 지난해 10월20일 론칭한 애플페이 서비스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72시간 만에 이용횟수 100만 건을 돌파했다.
애플은 미국을 넘어 캐나다, 유럽, 중동, 아시아 지역들에도 애플페이 결제 서비스를 확장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페이를 쓸 수 있는 미국 내 매장은 지난해 말 기준 약 22만개 정도로 관측된다.
애플페이는 '아이폰6' 돌풍과 함께 미국 내에서 급속도로 가입자를 확대 중이다. 강력한 보안과 편리성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카드 리더기가 보급돼야 하는 점이 보다 빠른 서비스 확산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애플 외에도 구글의 '구글월렛', 이베이의 '페이팔', 알리바바의 '알리페이' 등 해외 IT 공룡들의 모바일 결제시장 진출은 이미 본격화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스마트폰에 이미 미국 내 서비스를 구축해둔 루프페이 서비스가 내장되면 삼성은 단번에 애플페이에 강력하게 맞서는 모바일 결제 시장의 강자로 떠오를 것"이라며 "다음 달 초 진행되는 언팩(삼성 모바일 신제품 공개행사)에서 소개될 삼성페이의 구체적인 기능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