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관계자들 "업황 저조해 큰 영향 없을 것"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금융당국이 인덱스펀드의 동일 주식 투자 한도를 30%로 확대하면서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수급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기존에는 10%룰에 막혀 편입이 제한적이었는데 이번 법령 개정으로 매수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 관계자들은 기존에도 인덱스펀드가 선물이나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삼성전자 투자 비중을 어느 정도 맞춰 왔기 때문에 이번 법령 개정으로 삼성전자 매수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송성엽 KB자산운용 전무는 "인덱스펀드 투자 한도를 늘린다고 해도 삼성전자 수급에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삼성전자 주가가 빠르게 오르는 국면이라면 모르겠지만 업황이 그리 좋지는 않기 때문에 매수가 쏠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현철 한국투자신탁운용 베타운용본부 부장도 "인덱스펀드 투자 한도 조정은 삼성전자 한 종목에만 관련이 있는 사안"이라며 "이번 개정으로 운용의 편의성과 삼성전자 수급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은 있겠지만 인덱스펀드 시장 자체가 커진다거나 삼성전자 주가가 크게 오르거나 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운용사들의 내부 리스크관리 기준을 감안해도 특정 종목 투자 비중이 과도하게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한 종목의 투자 비중을 10% 이상 늘리는 것은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라며 "금융당국이 투자 한도를 늘려준다고 해도 당장 크게 특정 종목의 비중이 한도까지 오르거나 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번 10%룰 완화는 시장의 자율성과 다양성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10%룰은 한 종목으로 과도하게 투자가 쏠리는 것을 막아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이게 오히려 투자자 수익에 반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10%룰 을 없애고 시장에서 자체적으로 견제하도록 하는 게 맞다는 업계의 의견을 금융위가 수용한 것"이라며 "천편일률적으로 운용사별 특색이 없는 현재 펀드시장에 다양성을 주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인덱스펀드 설정액은 18조8244억원을 기록했다. 펀드 수는 총 247개로 순자산은 23조2105억원이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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