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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公約 아닌 '空約' 내건 '중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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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公約 아닌 '空約' 내건 '중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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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단체수의 계약제도를 부활시켜 판로를 개선하겠습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법제화를 추진하겠습니다."


11일 여의도 중기중앙회 본관에서 열린 회장선거 합동연설회는 말 잔치로 요란했다. 8년만에 회장을 뽑는데다 5명의 후보들이 경쟁하는 탓에 선거는 일찍부터 과열양상을 보였다. 이날도 후보들은 공약(公約)을 남발해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2007년 폐지된 단체수의계약제도다. 후보들은 질세라 '단체수의계약제도를 부활시켜 협동조합들에게 먹거리를 만들어 주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단체수의계약제도는 공공기관이 필요한 물품을 구매할 때 중소기업 협동조합의 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제도로, 특혜의혹과 중소기업 경쟁력 약화를 이유로 폐지됐다. 지난해 12월 열린 '규제기요틴 민관합동 회의'에서도 '부활이 어렵다'는 판정을 받았다. 사실상 제도 부활이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이 다른 경로로 공공기관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제한경쟁입찰제도'가 이미 마련돼 있다.


후보들은 또 "대기업에 맞서 법제화 등을 통해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를 지켜내겠다"고 역설했지만, 이 제도는 외국계 기업의 점유율만 늘려주는 등의 자체적 결함으로 이미 생명력을 잃은 지 오래다. 제도의 법제화 역시 2년째 국회서 공회전중이며, 중소기업계 내에서도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예측이 나온다. 이날 간담회를 지켜본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그냥 던져보는 것이지, 후보 스스로도 실현이 가능하다고 진지하게 생각지는 않을 것"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중소기업계는 경기침체와 내수불황으로 유례없는 어려운 시기를 맞았다. 이럴수록 현실을 냉정히 파악하는 한편 책임 있는 리더십을 보여줄 수장이 필요하다. 부정행위 신고 포상금이 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뛰는 등 선거가 과열되고 있지만 후보들의 경쟁은 발전적이어야 한다. 528명의 조합장들도 공약(空約)을 남발하는 후보를 걸러내는 데 한표를 행사해야 할 것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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