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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60년대의 덕수, 지금의 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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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1960, 70년대 덕수나, 지금의 덕수나 시대 상황만 다르지 처지는 비슷하죠."


최근 만난 40대 후반의 대기업 부장은 자신의 처지를 '덕수'라고 푸념했다. 덕수는 요즘 희생과 인생역경의 상징이다.

1000만 관객을 달성한 영화 '국제시장'의 주인공인 덕수는 집안의 장남으로, 자신의 꿈보다는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인물이다.


덕수는 평생 꿈인 선장을 포기하고 자신을 내던진다. 한국전쟁 이후 국가 재건과 산업화 과정에서 파독 광부, 베트남 전쟁 파견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다. 지금의 70대들과 같다. 영화 속 덕수와 같은 시대를 살았고 그렇게 희생했다.

'그렇다면 40대는 다르게 살까' '풍족한 생활을 누릴까'라는 생각이 든다. 주위의 40대를 보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 대기업 부장의 푸념처럼 덕수와 비슷하다.


이들은 한국전쟁이라는 모진 한국 현대사를 겪진 않았다. 그러나 남북 분단 상황은 여전한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미국 금융위기 등 경제적인 어려움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우리 시대의 덕수는 상시적인 구조조정과 함께 하우스 푸어, 월세, 자녀 등록금 등으로 고통스럽다. 영화 속 덕수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언제 잘릴까' '은행 대출은 어떻게 갚나' '연말 정산에서 얼마나 토해내야 하나'라는 고민을 안 해본 40대는 아마 없을 것이다.


요즘 40대 역시 가족의 생계를 위해 영화 속 덕수처럼 파독 광부나 베트남에 돈 벌러 가진 않지만 퇴근 후 대리기사를 뛰며 자신을 희생한다.


우리 경제 상황이 불확실한 전망으로 인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총성 없는 전쟁터와 같기 때문이다. 영화 속 덕수를 보며 자신의 모습을 보는듯한 40대들이 한둘이 아니었던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더구나 요즘 대기업들에서는 40대들이 찬 서리를 맞고 있다. 기업들이 인력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살생부 리스트에 40대를 최우선 대상자로 올려놓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두산중공업 등의 구조조정 대상자를 보면 이들이다. 웬만한 대기업엔 40대들이 1000명 이상일 정도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기업에서 차장이나 부장 직급을 달고 일을 할 만하자 벌써 정리 대상이 됐다.


사정이 이쯤 되자 일부 기업에서는 40대 사무직을 중심으로 사무직 노조마저 잇달아 설립되고 있다. 화이트칼라의 반격이다. 이들은 회사의 일방적인 횡포에 앉아서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 대기업 40대 차장은 "나도 그들과 같은 처지인데, 몇몇 기업에서 40대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한다는 소식에 요즘 잠을 설칠 정도로 불안하다"며 "회사가 십수 년간 머슴처럼 부려먹고 재무개선이라는 명목 아래 사실상 정리해고를 하는 셈"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물론 인턴을 하며 노동력 착취를 당하고 있는 20대 미생들이 보면 행복한 고민일 수 있다. '취업해서 잘릴 걱정이라도 해봤으면' 하는 것이 20대 미생들의 심정이다.


하지만 40대는 20대의 미래이다. 행복한 고민을 한다고 치부하기 전에 먼저 나의 20년 후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될 것이다. 우리 시대의 미생, 덕수들이 모두 완생이 되기를.
 
sinryu007@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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