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제작자 "박근혜 대통령님 안녕하십니까?"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제작한 삼거리픽쳐스 엄용훈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공개 호소문을 게재했다.
엄 대표가 게재한 '박근혜 대통령님 안녕하십니까?'라는 제목의 글에는 대기업들의 자사 영화 몰아주기 행태를 근절하기 위해서 힘써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엄 대표의 호소문에 따르면 대기업들이 2주 전부터 예매가 가능하게 한 자사계열 배급 영화와 달리 중소배급사 영화는 개봉일에 임박해 예매가 가능하게 하는 등 처음부터 공정한 룰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조·심야 시간대 중심으로 상영관을 배정해 좌석점유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도 예매율과 좌석점유율만 보고 개봉관을 줄이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또한 그는 "언론의 평가와 관객들의 개봉관 확대의 요구가 들불처럼 일어나는 상황에서도 개봉 2주차가 지난 지금은 전국에 10여개 극장에서만 영화를 볼 수 있으며, 그나마 대기업 극장 체인점은 거의 사라져버린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엄 대표는 이번 사태가 한국영화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인 대기업 수직계열화의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영화계의 폐해는 심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적어도 공정한 법칙을 적용하고 약자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와 배려가 있다면 영화 산업의 성장을 위해 배급과 상영의 분리 방안 등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엄 대표는 최근 '개훔방'의 흥행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신이 맡고 있던 배급사 리틀빅픽쳐스 대표직과 영화계 각종 직책 등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지난해 12월 31일 개봉한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지만 대기업과 직배사들의 영화에 밀려 적은 수의 상영관에서 개봉한 바 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