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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소급적용을 바라보는 경제통 의원들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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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불만이 너무 크기 때문에 소급 적용을 하긴 해야 하는데, 전문가 시선으로 봤을 때는 솔직히 걱정스럽죠." (조세전문가 출신 A의원)


올해 연말정산에 대한 소급 적용을 둘러싸고 경제통 출신 의원들이 표심(票心)과 양심(良心)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정부가 예측한 것보다 중산층과 서민층의 고통이 가중됐기 때문에 보완대책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법의 안정성을 고려했을 때는 소급 적용은 위험 요소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번 주 내내 연말정산에 대한 조세 저항의 불씨를 잡느라 긴박하게 움직였다. 올해 연말정산 부과분에 대한 소급 적용은 처음에는 고려되지 않았다. 국민의 이익을 위한 소급 적용은 위헌이 되지는 않지만 전체적인 세금 제도를 훼손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정부의 조삼모사식 대책이 불만을 더 키우자 정치권은 부랴부랴 소급 적용 카드를 꺼내들었다. "소급 적용이 어렵다"던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1일 긴급 당정협의에서 의원들의 질타를 받은 후 국회에 관련 입법 사안을 일임하겠다는 결정을 하고 국회를 떠났다.

소급 적용으로 성난 민심을 급하게 달래긴 했지만 정치권의 속내도 복잡하다. 소급 적용을 결정했던 당정협의 하루 전만 해도 여당의 경제통으로 불리는 정책위 의원들은 소급 적용에 우려를 나태냈었다. 전문가 시선으로 봤을 때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한 의원은 "연말정산 때문에 난리인데 어떻게 반대 의사를 밝히냐"며 고민을 토로 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의원도 "경제를 전공한 사람으로서는 걱정이 많이 된다"며 "다들 말을 못해서 그렇지 경제전문가 출신 의원들은 다 그런 생각을 하고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급 적용 입법을 추진해야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인 정희수 새누리당 의원과 법리 검토를 진행할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이상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 소급 적용 결정이 나쁜 관례로 남지 않도록 여야 모두 차분해져야 한다.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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