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상하이증시가 중국정부의 신용거래 제재에 따라 7% 이상 급락하면서 중국증시와 동조화 경향이 강한 국내증시에도 급락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정부는 지난 16일 중국 3대증권사인 중신증권과 하이퉁증권, 국태군안증권 등의 신용거래 업무를 3개월간 정지시키는 제재안을 발표했다. 신용거래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이에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 260.15포인트(7.7%) 급락한 3116.35에 마감되며 지난 2008년 이후 최대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중국정부의 중국 내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에 대한 업무제재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기 때문에 국내 증시에 직접적 영향을 끼칠만한 요인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실제 전날 코스피는 중국증시가 급락세로 출발했음에도 상승마감했고 유럽 등 주요국 증시도 중국증시와 별개로 유럽중앙은행(ECB)의 부양정책 효과에 대한 기대감에 상승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 이번 중국정부의 신용거래 제재 여파는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상하이거래소의 신용거래 규모가 작년 6월말 2656억 위안에서 7717억위안으로 190.5% 증가하면서 중국 정부는 신용리스크가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조치를 내린 것으로 판단된다.
과도한 레버리지 공급의 중심에 있었던 증권 및 금융섹터의 조정은 단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번 제재가 근본적인 신용리스크 확대 방지를 통해 증시 안정성장을 도모하려는 중국 정부의 움직임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이번 제재로 인한 상하이주식 급락은 국내 증시에 부정적 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이번 제재가 국내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코스피 지수가 중국증시와 동조화를 보였던 것은 주로 한국의 높은 대중 수출비중(지난해 기준 25.4%) 때문인데 이번 사태로 중국경제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판단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이후 상하이지수 급등과정에서도 국내증시는 동조화흐름을 보이지 못했는데 이도 중국 경제가 상당 원인을 제공했다. 당시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소매판매, 광공업생산 등 주요경제지표가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내증시는 동조화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발표를 앞두고 있는 중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2%를 기록할 전망이다. 연간으로는 7.3% 성장이 전망되고 있는데 이는 작년 중국정부가 설정한 7.5% 성장목표에 미달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올해 중국정부는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하향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성장률 하락과 상대적 긴축이 진행되는만큼 지준율 인하와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경제 하방을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중장기적으로 국내 증시는 중국의 경기부양책 확대와 이에 따른 실물경기 개선에 따른 상승세에 동조화될 가능성이 더 높다. 단기적 급락에 지나친 공포심리를 가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 당분간 중국 증시는 기간조정이 예상된다. 중국 본토시장의 과열권 진입과 함께 정부의 신용제한조치와 공급물량조정이 시작됐다. 중국 본토증시의 거래대금은 1월들어 하루평균 50조원에 육박하고 있으며 사상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가 예고돼있다.
이번 신용제한조치는 후강퉁 실시 이후 중국 증권사의 과도한 레버리지 유발에 대한 건전화 조치이고 대량의 기업공개역시 중장기적 관점에서 중국 증시의 질적 성장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3000포인트에서 3400포인트 사이에서 기간조정을 예상한다.
단기적으로는 조정이 예상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증시에 대한 환경은 좋은 편이다. 증국 개인투자자들의 증시회귀, 중국의 보험과 기금들의 중국 본토 주식비중확대, 자본시장 개방확대에 따른 외국인 투자의 본격적 진입이 예상된다. 올해 중국 본토시장으로 유입될 신규자금은 최대 5000억~8000억달러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므로 중기적인 관점에서 상하이종합지수 3000포인트 내외에서는 중국 주식 비중확대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적인 정책모멘텀도 증시 상승세를 이끌 것이다. 향후 2~3년간에 걸친 상승추세가 예상되며 올해 상하이종합지수는 3000포인트에서 3800포인트 사이에서 강세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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