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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피겔 "ECB, 양적완화 분위기에 휩쓸릴 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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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피겔 "ECB, 양적완화 분위기에 휩쓸릴 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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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리투아니아 제외)의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시행이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8일(현지시간) 양적완화 가능성을 또 언급하자 유럽 증시는 크게 뛰었다. 이날 독일 DAX 30 지수는 3.36% 오른 9837.61로, 프랑스 CAC 40 지수는 3.59% 상승한 4260.19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증시 역시 2.34% 뛰었다.


그러나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충분한 심사숙고 없는 양적완화가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최근 경고했다. 양적완화가 유로존을 살리는 해결책이 아니라 경제를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슈피겔은 디플레이션과 사투를 벌여온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통화정책이 실패로 끝났다고 규정했다. ECB는 그동안 저금리 대출이나 채권 매입 등으로 유럽 은행권에 자금을 공급했다. 이렇게 공급된 자금이 시중으로 풀려나갔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그러나 현실은 조금 달랐다. 이미 부채가 많은 기업과 가계는 빚을 더 지고 싶어 하지 않았다. 금융기관들 역시 중소기업이나 저소득층에 대출해주기를 꺼렸다.


ECB가 기업·가계에 돈을 직접 살포하는 양적완화는 이런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경제 주체들은 공급 받은 자금으로 물건을 사고 투자를 확대한다. 경기가 회복되고 물가가 오르면 중앙은행은 유동성을 회수하면 된다. 양적완화를 통해 금융위기에서 벗어난 미국이 모범 사례다.


그러나 슈피겔은 미국의 사례가 유럽에도 들어맞으리라 보는 것은 순진하다고 지적했다. 독일 2위 은행 코메르츠방크의 외르크 크레이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양적완화란 ECB가 원죄를 짓는 것과 같다"면서 "한 번 돈을 찍어내기 시작하면 정치권은 더 많은 돈을 풀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적완화가 물가 예측의 불확실성을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슈피겔은 인플레이션 전망이 얼마 남지 않은 케첩과 같다고 지적했다. 케첩을 짜면 처음에 잘 나오지 않다 갑자기 한꺼번에 많은 양이 나온다. 양적완화로 예상보다 빨리 그리고 큰 폭으로 물가가 급등하면서 시장의 믿음이 깨질 경우 문제는 심각해질 수 있다.


독일은 과거에 이런 폐해를 겪은 바 있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독일은 연합국에 대규모 배상금을 지급해야 했다. 당시 독일 정부는 재정적자가 심각한 상황에서 돈을 찍어 충당했다. 이는 그 유명한 1920년대 독일의 '초인플레이션'을 낳았다. 이때 얻은 트라우마로 독일은 빚을 내서 경기부양에 나서는 것을 극도로 꺼리게 됐다.


양적완화로 물가가 상승하는 가운데서도 경제는 불황에 빠지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토마스 마이어 전 도이체방크 수석애널리스트는 "소비자가 돈을 쓴다 해도 기업이 물건을 더 만들어낸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면서 "이럴 경우 물가가 치솟고 중앙은행은 경기부양책을 더 이상 동원할 수 없는 딜레마에 처하게 된다"고 꼬집었다.


슈피겔은 ECB가 일본 아베노믹스의 실패를 눈여겨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정부와 정책 공조 과정에서 독립성을 상실하고 말았다. 일본은행은 대규모 양적완화로 시중에 수조엔을 공급했으나 경기침체 가능성만 높아지고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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