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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응찬 접착력에 찍은 信의 '韓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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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M&A 승부사의 세계]<4>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전례없던 한 지주내 두 은행 '先통합 後합병'…'하버드'서 소개되기도
라응찬·신상훈 내분 후폭풍 막아…금융사고 사전방지, 신한금융 업계 1위로


라응찬 접착력에 찍은 信의 '韓手'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캐리커쳐=이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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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2003년 6월 조흥은행 직원 3500여명이 집단 삭발을 감행했다. 심지어 일부 여직원들도 동참했다. 2002년 말부터 시작된 삭발행렬은 신한금융지주로의 매각을 앞두고 노동조합이 대투쟁에 돌입하면서 불이 붙었다. 전 영업점이 업무마비 상태에 이르렀지만, 조흥은행 직원들은 '105년 민족은행 사수''독자생존 ''매각철회' 등을 외치며 파업대열에 가세했다.

그로부터 약 3년 뒤인 2006년 4월 출범한 통합은행은 '신한'을 간판으로 내걸었다. 통합은행장 자리도 신상훈 당시 신한은행장 몫이었다. 존속법인으로 '조흥'이 남기는 했지만, 파업사태를 떠올리면 상상하기 힘든 결과다. 결과만 성공적이었던 게 아니다. '강력한 리더십'과 '감성 통합'으로 요약되는 신한·조흥은행의 합병 과정은 하버드비지니스스쿨(HBS)의 케이스 스터디로 연구될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라응찬-한동우 회장으로 이어진 강력한 '리더십' = 라응찬 전 회장은 조흥은행부터 LG카드 인수까지 진두진휘했다. 1982년 신한은행 창립멤버인 그는 내부 갈등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상고 출신으로 금융사 수장에 오른 성공신화를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라 전 회장은 은행장 3연임, 지주 회장 4연임 등을 통해 공격일변도의 영업력, 고객제일주의로 통하는 '신한 웨이'를 구축해 안팎으로 장악력을 발휘했다. 이는 조흥은행 인수 당시 강력한 추진력이 됐다. 탁월한 영업력과 빈틈없는 부실관리 등 강점을 구축해 통합과정에서 경영진에 대한 '신뢰'로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는 조흥은행 노조의 거센반발을 달래기 위해 '3년간 합병 유예'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당시에는 전례가 없었던 한 지주 내 두 은행, 즉 '듀얼 뱅크 '체제를 유지했다. 라 전 회장이 확보한 3년 동안 조흥은행 직원들을 신한금융의 시스템과 문화에 적응할 수 있었다.


한동우 회장은 2011년 2월 라 전 회장의 뒤를 이어 수장 자리에 올랐다. 조용한 카리스마'가 특징인 그는 통합 이후 안정됐던 조직이 라 전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의 갈등으로 촉발된 내분사태를 탕평인사로 불식시켰다. 과거 통합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것은 아니었지만 저금리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각종 금융사고에 경쟁사들이 몸살을 앓을 때 이를 빗겨가며 신한금융을 1위에 올려놨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한 회장은 시대에 맞는 안정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며 달리는 말에 가속도를 붙인 주인공"이라고 말했다. 각종 금융사고를 사전방지하면서도 꾸준한 이익창출능력으로 통합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평이다.


라응찬 접착력에 찍은 信의 '韓手'

◆하버드비즈니스스쿨(HBS)이 격찬한 '감성통합' = "약속한 3년이 채 되기도 전에 신한금융은 통합에 성공했다. 이는 '감성적 통합(emotional integration)'에 막대한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직원들 간에 관계를 형성하는데 집중해, 직원들이 즐길 수 있는 비공식적인 이벤트를 만들었다. 노래패와 등산 등이 포함돼 있었다."


로사베스 모스캔터(Rosabeth Moss Kanter)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3년 동안 '두 개의 은행'을 유지한 뒤 화학적 융합을 통해 '하나의 은행'으로 재탄생한다는 접근법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신한·조흥은행의 '선통합 후합병' 방식을 M&A의 새로운 방식으로 정의하고 하버드대 강단에서 정식으로 소개했다.


조흥은행 노조와 '3년간 합병 유예'에 합의한 뒤 신한금융은 1, 2차에 거쳐 감성통합 프로그램을 내놨다. 지주차원에서 진행된 1차 통합작업에서는 '후견인 제도'로 대표되는 인력교류를 시행했다. 라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신한은행장, 최동수 전 조흥은행장 등 130여명이 백두산을 등반한 것은 세간의 화제가 됐다. 2005년 10월부터는 계열사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2차 통합작업에 돌입했다. 급수별 모임과 호프데이, 고수부지 행사 등을 통해 양 은행의 직원들이 접촉할 기회를 늘렸다.


신한·조흥은행 감성통합은 이제 M&A의 필요 과정으로 자리 잡았다. 은행 간 통합을 추진 중인 하나금융은 물론 대형증권사 인수로 몸집을 불리고 있는 농협금융 등 굵직한 M&A를 시행했던 금융사들은 물리적 통합만큼 '화학적 통합'에 중점을 두고 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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